호텔신라가 '애물단지'로 꼽혔던 인천공항의 향수·화장품 면세 사업권(DF1 구역)을 반납하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내년도 영업이익은 약 1190억원으로 추정됐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525억원)의 2배 수준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의무영업이 끝나는 내년 2분기부터는 면세점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공항면세 사업은 그동안 호텔신라의 전체 실적을 끌어내려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었다. 업계에선 호텔신라가 인천공항에서만 연간 500억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시내면세 사업은 외국인 관광객 및 출국자들의 면세 쇼핑 증가로 올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상반기 면세 부문에서 16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시내면세만 놓고 보면 3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항 면세사업이 줄면서 실속 사업만 챙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하자 다른 면세점들의 물밑 경쟁도 시작됐다. 업계에선 향후 2~3개월 내로 인천공항이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매장 일부를 철수할 당시 한 달여 만에 입찰 공고가 나온 전례가 있어 입찰 시기가 더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유력 입찰 후보로는 롯데면세점과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면세점그룹(CDFG)이 꼽힌다. 관건은 임차료 수준이다. 업계에선 앞서 법원이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료를 25% 가량 내리라는 조정안을 낸 점을 등을 고려할 때 기존 대비 25~40% 가량 낮은 수준에서 입찰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과다하게 임차료를 높이면 결국 손해만 볼 수 있어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임차료 수준만 맞다면 면세점 입장에선 인천공항은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 사업장"이라며 "결국 어느 수준이 적당한지 서로 눈치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