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봇들7 신고가로 팔았다고 좋아했는데, 지금 집값 오르는 것 보니 배액배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에 다니는 익명의 직장인은 '분당 배액배상했어'라는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매수인한테는 정말 미안한데 가계약금 받고 일주일도 안 돼 3억원 이상 올랐다"며 "가계약금 2500만원 받았는데 미안해서 6000만원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액배상(계약금의 2배 액수를 배상하고 계약을 파기) 액수에 1000만원을 더 얹어 돌려줬다는 주장과 함께 "배액배상 처음이라 매수인 보기 너무 힘들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는 최근 분당의 '불장' 분위기를 잘 전하는 사례다. 해당 직장인의 글에 나온 단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있는 '봇들마을7단지'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3억6000만원(15일), 23억원(15일), 23억원(16일) 등 잇달아 23억원대에 계약이 맺어졌다. 이 면적대는 지난 6일 20억원에 손바뀜했는데 3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같은 단지 108㎡ 역시 지난 8월 2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 23억원(7월)보다 3억원 더 뛴 수준이다.

이 단지 뿐만 아니라 분당 일대의 아파트에선 신고가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1단지금호' 전용 164㎡는 지난 12일 29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 25억9000만원(24층)보다 3억5500만원 뛰었다. 인근 '시범단지우성' 전용 64㎡도 직전 거래보다 1억3000만원 오른 15억3000만원(13층)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분당구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매매 건수는 5월 792건에서 8월 1562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가 6월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강남 접근성이 우수하고 재건축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 신고가 경신과 거래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분당은 지하철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정부도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1기 신도시 재건축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9·7 공급대책을 통해서는 기존 공모 방식을 주민 제안으로 전환해 속도를 높이고 2030년까지 총 6만3000가구를 착공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있는 가운데 한강벨트와 강남과 가까운 경기도 과천, 광명, 성남 등 입지가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상황이다. 서울은 문턱이 너무 높아 사지 못하니 주변 지역으로 수요가 퍼졌단 얘기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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