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에서 열린 중국·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박람회 개막식. 개막식 시작과 동시에 무대 위 대형 화면에는 개막식 진행 내용이 7개 언어로 동시통역돼 나타났다.
연사들의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는 중국어·영어·베트남어·태국어·미얀마어·말레이어·인도네시아어 등 7개 언어의 실시간 번역 자막이 나타났다. 올해 박람회에 60개국 3200여개 기업이 참가한 만큼 다양한 국적의 청중을 배려한 서비스였다.
언어 장벽 없이 편하게 연사들의 발표를 들은 청중들은 실시간으로 화면의 번역 내용을 보면서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실시간 번역 서비스는 중국 1위 음성 인식 업체 커다쉰페이(아이플라이텍)의 동시 통역 서비스 덕분에 가능했다.
이번 박람회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람회 역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사회자가 등장했다. 아이플라이텍이 개발한 남성 디지털 사회자는 희색 정장을 입었으며, 여성 사회자는 말레이시아의 전통 의상을 입었다.
각종 행사가 끝난 뒤 디지털 사회자들은 정보 안내자 역할도 톡톡히 했다. 토론이나 콘퍼런스 관련 내용을 요약하고, 핵심 단어와 사진 등을 자동으로 생성했다.
아이플라이텍은 이번 박락회에서 아세안판 다국어 회의 시스템과 중국어 스마트 교육 시스템을 출시했다. 특히 아세안 언어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듀얼스크린 번역기도 선보였다.

아이플라이텍 관계자는 "아세안을 공략해 나온 이번 제품들은 10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언어 이해·번역·질의응답·텍스트 생성·수학 능력·추론 등 기능을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아세안 국가의 안전 보장, 산업 업그레이드, 혁신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플라이텍은 박람회장 곳곳에서 언어 편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장에 200대의 번역기를 배치하고 자원봉사자를 통해 실시간 다국어 안내를 도왔다.
이번 박람회의 AI 전시구역은 AI 핵심기술관(대모델·데이터·컴퓨팅 전시), AI플러스(+) 응용관(기상·농업·교통 적용 사례), 체험관(4족 로봇·AI 커피머신·증강현실(AR) 안경 등)으로 나뉘어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박람회 관계자는 "AI의 실생활 도입에는 지역·산업·상황별 맞춤형 적용과 안전 통제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 혁신 기업들이 선보인 다양한 사례가 아세안 국가가 AI 생태계 발전을 추진하는 데 유익한 참고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압박 속에서 올해 연말 아세안 회원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버전 3.0 서명을 앞둔 중국이 관계국과 접점을 늘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0월 실질적 협상을 완료한 중·아세안 FTA 버전 3.0은 디지털 경제, 친환경 경제, 공급망 상호 연결, 소비자 보호 등의 영역을 새로 포괄하는 관련 규정과 통관 절차 등의 개정·신설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대아세안 수출은 571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22.5% 급증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아세안이 중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했다"며 "대미 수출이 이 기간 316억달러로 전년 대비 33.1% 감소한 것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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