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중형급 C세그먼트를 표방한 국산 전기차는 보통 크로스오버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기아 EV5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표방했다.
EV3가 사회 초년생이 많이 타는 엔트리급이라면, EV5는 전기차를 첫 차로 구매한 사회 초년생이 선택할 수 있는 전기 '패밀리카'인 셈이다. 이러한 EV5를 경기 하남에서 경기 가평에 있는 한 카페까지 일반도로와 국도, 고속도로를 두루 거쳐 왕복 100㎞를 달려봤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사용해 평평한 바닥을 구현해 실내 공간감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쿠션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등받이가 접혀 완전히 평평한 모양(풀 플랫)을 만들 수 있다. 최근 늘어나는 차박(차에서 숙박)이나 캠핑 수요를 적극적으로 고려한 기능이다.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 운전석과 동승석의 릴렉션 시트도 눈길을 끈다.

EV5는 주행 성능 또한 전기차로서의 이점이 돋보이는 차다. 고속주행에서는 전기차다운 시원한 주행감을 선보인다. 엔진이 없으니 고속 주행 시 정숙성도 훌륭하다. 풍절음 차단 또한 제법이어서 고속 주행에도 시끄럽다고 느껴지는 법이 없다. 앞좌석에 프레임 일체형 패널 도어를 적용하고 윈드 실드 및 앞문 유리에 차음 유리를 적용한 결과다. V2L(차량 전력을 외부로 끌어 쓰는 기능)도 가능해 캠핑 등 여러 활동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실내 앞좌석 등받이에 장착한 시트 백 테이블도 패밀리카로서의 편의성을 강조한 포인트 중 하나다. 마치 비행기처럼 테이블을 펼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노트북이나 간단한 먹거리 등을 올려둘 수 있어서 편리했다.

EV5는 중국 CATL이 제작한 81.4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한다. 160kW급 전륜구동 모터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갖춰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295 Nm, 1kWh당 5.0㎞를 달린다. 1회 충전 시 460㎞ 주행하는데,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인 400㎞를 달리고도 남는 수준이다. 350kW급 충전기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0분이 걸린다.
특히 안전 관련 신기술인 가속 제한 보조 및 페달 오조작 방지 보조를 탑재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탑재한 가속 제한 보조는 주행 중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오랫동안 깊게 밟을 때 운전자에게 시청각으로 경고한 후 가속을 제한하는 사양이다. 차 키만 조작해 원격으로 주차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도 탑재됐다.

EV5는 내연기관인 스포티지에 맞먹는 전기 정통 SUV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잘 나가는 스포티지와 함께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기아는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쇼에서 EV5를 전시하고 홍보한 바 있다. 2023년 유럽에서 15만7026대가 팔리면서 연간 판매량 최다 기록을 세운 기아의 주력 모델이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가진 스포티지와 더불어 전기차에서는 EV5로 유럽 친환경 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 출시되는 EV5는 광주 공장에서 생산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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