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4일 10: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인수합병(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코아스의 메자닌 투자자들이 대규모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자금 회수에 나선다. 현재 발행주식수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코아스의 타법인 인수 시도가 불발되면서 서둘러 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B·BW 주식 전환으로 코아스 신주 총 790만4233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현재 발행주식총수 329만720주의 2.4배에 이르는 폭탄 물량이 상장된다는 얘기다. CB 전환가 및 BW 행사가는 각각 4293원이다.
코아스가 작년 9월 경영권 변동 과정에서 발행한 물량이다. 당시 투자조합인 미네르바조합·다알리아조합과 김복덕 씨가 각 1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했다. 백운조합도 100억원 규모 BW를 사들였다. 백운조합은 또 코아스 주식 464만7659주(15.04%)를 139억원에 당시 최대주주였던 노재근 씨와 그 특수관계인 노형우 씨로부터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었다.
코아스는 2020년부터 5년째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이다. 작년 매출 780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을 냈다. 당시 CB·BW 발행물량 중 200억원의 조달목적이 타법인 인수자금이었다.
코아스의 M&A 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최근 들어서다. 지난달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바이오사 노벨티노빌리티 지분 14.28%를 15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사모 CB 인수, 추가 신주 인수 방식 등을 통해 총 500억원을 투입한다고 했다. 이에 코아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90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한 때 1만465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코아스의 노벨티노빌리티 인수는 결국 좌절됐다. 노벨티노빌리티 주주들의 반대로 유상증자 안건이 이사회에서 부결되면서다. 코아스 주가는 급락했다. 인수 무산이 전해진 다음날인 지난 9일에는 전날 대비 7.19% 내린 7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23일 종가는 5710원이었다.
노벨티노빌리티 인수가 무산되자 코아스는 돌연 이화그룹 계열사를 인수하겠다고 했다. 이화전기 지분 34.02%를 취득하는 데 175억원, 이트론 지분 11.36%를 취득하는 데 5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화그룹 인수도 어려워졌다. 이화그룹이 추가 지분을 확보해 맞대응하면서다. 당초 이트론은 이화전기 지분 27.43%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분율을 50.09%로 높였다. 코아스가 상장폐지된 이화전기 지분율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코아스의 잇따른 인수계획이 메자닌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위해 성급히 이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CB·BW 주식전환 권리 행사는 지난 11일부터 가능했는데, 노벨티노빌리티 인수 발표는 약 3주를 앞둔 지난달 22일 이뤄졌다. 노벨티노빌리티 인수가 무산된 뒤 이화그룹 인수로 급하게 선회한 것도 주가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메자닌 전환가격이 현 주가보다 25%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현 발행주식수와 비교할 수 없는 ‘매물 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메자닌 투자자들이 이익을 낼지는 미지수"라며 "타법인 인수 계획을 보고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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