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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마다 사실관계 중복 확인…기업 '조사 지옥' 빠질 가능성

입력 2025-09-23 17:24   수정 2025-09-24 02:00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신설되면 자본시장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수사받는 기업 부담은 되레 커질 수 있다. 금융범죄 조사·수사 과정이 지금보다 훨씬 복잡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금은 ‘금융감독원 임의 조사→남부지검 송치 및 수사’라는 2단계 구조지만 수사·기소 분리로 ‘금감원 임의 조사 → 중수청 수사→공소청 기소 전 조사’라는 3단계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검찰청 폐지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기업들은 수사체계 개편이 초래할 변화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출신 로펌 관계자는 “기관마다 시각과 지침이 다르고 사실관계를 중복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어 기업들은 임의 조사, 수사, 기소 판단에 이르기까지 ‘삼중고’를 겪을 것”이라며 “각 기관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려다 보면 서로 핑퐁하는 ‘조사 지옥’에 빠져 한 사건 때문에 수년간 경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사 실패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공소청이 기소를 남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수사받는 기업이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할 여지도 줄어든다. 2019년 설치된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기능과 역할도 모호해질 수 있다. 자본시장특사경은 수사개시권이 없어 남부지검 지휘를 받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현재와 같은 수사개시권 구조가 유지되면 금감원 특사경은 중수청에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수청이 유관기관에서 남부지검으로 파견된 유관기관 전문 인력을 얼마나 확보할지도 미지수다.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인 남부지검에는 금감원과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에서 파견된 전문가 10명이 근무 중이다. 이는 전체 중점청 파견 인력(28명) 중 가장 큰 규모로, 자본시장 범죄 수사의 전문성을 담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금감원 출신 한 변호사는 “유관기관 인력이 공소권이 없는 중수청으로 파견되는 것을 꺼려 수사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면 유능한 변호사를 활용하는 범죄자가 쉽게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란/류병화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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