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와 이트론, 이아이디 등 이화그룹 ‘삼총사’ 얘기만 나오면 한숨 쉬는 개인투자자가 한둘이 아닐 것 같다. 결국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이다. 세 종목 주가는 이달 초 정리매매 기간에 90% 넘게 급락했다. 지금은 거래조차 할 수 없다.사무가구업체 코아스가 뜬금없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버스는 떠난 뒤다. 기업 정상화까지 갈 길이 워낙 멀다. 이화그룹 상장사들의 증시 퇴출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검찰은 2023년 5월 김영준 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를 잡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투자자들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건 그때부터다. 한국거래소는 조회공시 요구와 함께 즉각 주식 매매를 정지했다. 개인들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에서다. 하지만 회사 측이 혐의를 부인하자 곧바로 재개했다. 또다시 정지한 건 검찰 공소장 내용과 회사 공시가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다.
상장폐지는 지금도 적잖게 이뤄지고 있다.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폐지 사유가 발생한 코스닥 기업은 작년에만 43곳에 달했다. 하지만 이화그룹주 사례처럼 실제 퇴출까지 하세월인 게 현실이다.
주가조작도 다르지 않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꾸려진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23일 ‘패가망신 1호 작품’을 내놨다. 자산운용사 임원과 유명 사모펀드 운영자, 금융회사 지점장 등 전문가들이 공모한 대규모 불공정거래를 적발했다. 부당이득액만 대략 400억원.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대상으로 수만 회의 가장·통정매매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팔아치우는 수법을 썼다. 타깃이 된 DI동일 주가는 이날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래저래 골탕 먹은 건 대다수 개인투자자다.
문제는 조작범들의 범죄행위 기간이다. 합동대응단이 파악한 시세조종 시점은 작년 초다. 지난 1년9개월간 투자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주가조작에 이용당했다는 얘기다.
자본시장의 근간은 투자자 신뢰다. ‘국장’을 등진 개인들 마음을 되찾으려면 시장 정상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 하루가 급한 투자자로선 조작범들의 패가망신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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