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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와 오픈AI의 제휴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가장 선두에 서있는 두 기업간의 제휴로 주목받는다. 일부에서는 반독점법 위반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칩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고 오픈AI의 AI모델은 AI모델 가운데 점유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오픈AI에 투자하는 규모는 최대 1,000억달러(139조원)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데이터센터에 대한 엔비디아 칩 구매 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로 엔비디아는 이미 중요한 고객사이기도 한 세계 최대 AI기업의 재정적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오픈AI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첨단 칩의 구매에 필요한 자금과 접근성을 확보하게 됐다. 두 회사와 경쟁하는 회사들은 이번 파트너십이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다.
오픈AI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양사의 제휴는 두 건의 개별적이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거래로 구성된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무의결권 주식으로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후 오픈AI는 투자금을 사용해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은 성명을 통해 "모든 것은 컴퓨팅에서 시작된다”며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며,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AI 혁신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오픈AI에 최소 10기가와트의 엔비디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의향서에 서명했으며, 향후 몇 주 안에 파트너십 세부 사항을 확정할 계획이다. 10기가와트의 전력은 800만 가구 이상의 미국 가정에 필요한 전력과 맞먹는다.
엔비디아 주가는 발표 이후 최대 4.4% 상승해 일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데이터 센터 구축업체 오라클도 상승세를 보였다. 오라클은 오픈AI, 소프트뱅크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스타게이트’라는 5,00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계약에 따라, 양측이 오픈AI가 엔비디아 시스템을 인수하는 데 최종 합의하면 엔비디아는 100억 달러를 초기 투자할 것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오픈AI의 최근 기업 가치는 5천억 달러였다.
엔비디아는 2026년 말부터 하드웨어를 공급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 베라 루빈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플랫폼에 기가와트 컴퓨팅 파워가 처음으로 적재될 예정이다.
분석가들은 이 거래가 엔비디아에 긍정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투자금 일부는 칩 구매 형태로 엔비디아에 돌아올 가능성도 우려했다.
번스타인의 분석가인 스테이시 래스콘은 “오픈AI가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엔비디아는 이 같은 목표 달성 보장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엔비디아가 고객에게 장비를 구매할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해하고 있다.
최대 고객중 하나인 오픈AI가 자체적으로 AI칩을 개발하는 것을 늦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구글, 아마존 등과 마찬가지로 오픈AI는 엔비디아보다 저렴한 AI칩 대안을 조달한다는 목표로 자체 AI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설계업체인 브로드컴과 파운드리인 TSMC과 함께 맞춤형 칩을 개발중이다.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제휴 및 거래를 발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주 인텔에 50억달러를 투자하는 인텔과의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최근 기업들과의 제휴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는 2024년 중반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엔비디아의 AI 산업 내 역할에 대한 잠재적 조사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경쟁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보다 더 관대한 접근 방식을 취해 왔다.
반독점 전문 변호사들은 “엔비디아와 오픈AI의 제휴는 AI칩 시장에서는 AMD와 같은 엔비디아 경쟁사들에게, AI모델 시장에서는 오픈AI의 경쟁자들에게 규모 확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날, 오픈AI 투자 소식에 주가가 3.9% 상승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23일 미국 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0.6% 하락한 1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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