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유엔이 전 세계적인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조장하고 있다며 유엔을 직격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80주년 특별 총회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며, 2기 행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이다.
이어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 미국의 힘을 올바르게 사용함으로써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7개월간) 끝날 수 없다고 여겨지던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태국-캄보디아, 르완다-콩고민주공화국 간 평화 협정 등을 자신의 성과로 꼽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모든 경우에 유엔은 도움을 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협상 타결을 돕겠다는 전화 한 통조차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모두가 이런 성과에 대해 자신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며 “나에게 진정한 상은 수백만 명이 더 이상 죽지 않고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크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가자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도 끝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정책을 전 세계가 써야 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내 메시지는 간단하다”며 “만약 당신이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다면 감옥에 가게 될 것이고, 당신이 온 곳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후변화에 대해선 “전 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유엔 관리가 1989년 ‘10년 안에 지구온난화로 전체 국가들이 지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7년 전 그가 (취임 후 첫 유엔 연설에서) 특유의 허세를 부렸을 때 유엔 대표단은 조롱 섞인 웃음을 보였지만, 이제 세계 지도자들은 그의 호의를 얻기 위해 점점 더 화려한 아부의 모습을 꾸미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이다. 실제 트럼프 정부하에서 미국은 세계기구에서 잇따라 탈퇴하고 있다. 올해 초 유엔인권이사회, 유네스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했다.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돈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실질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이상은/뉴욕=박신영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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