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드론, 디지털 트윈 등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국토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공간정보 인프라를 활용한 재난재해 예방에 나서겠습니다.”
어명소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사진)은 2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공간정보 국제행사 ‘2025 K-GEO 페스타’에 참석해 “지방자치단체 재난 관리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LX는 지적 측량과 첨단 기술을 활용한 국토 관리 역할을 맡은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지적 측량은 ‘내 땅’의 경계선을 정확하게 재는 작업이다. 집을 사고팔 때나 이웃과 경계 분쟁이 생겼을 때 이를 활용할 수 있다.
공간정보는 도로, 건물, 인구 분포, 상권 정보 등 지도상의 모든 정보를 말한다. LX가 이 같은 국토 정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어 사장은 “지적 측량과 공간정보 사업의 디지털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LX는 이날 AI와 드론으로 재난재해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Land-XI 플랫폼’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드론과 위성, 항공으로 촬영한 국토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땅의 변화를 자동으로 감지한다.
맨눈으로는 알 수 없는 정밀한 모니터링까지 구현한다는 강점이 있다. 남원시는 이를 활용해 지역 내 영농폐기물, 방치 쓰레기, 소각장 등을 자동 탐지해 산불을 예방하고 있다. 전라남도 신안·완도군은 외국으로부터 밀려온 해양쓰레기를 찾거나 추적하는 데 사용 중이다.
LX의 또 다른 기술로 2018년부터 구축해 온 LX디지털국토플랫폼이 있다. 어 사장은 “국토를 3D 가상 공간에 재현해 재난재해 대응 등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3차원 가상 공간에서 바람의 이동을 예상해 대피하는 길을 지원하고, 수해 발생 때는 수위를 예측하거나 산사태 피해를 시뮬레이션한 모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송전탑을 건립할 때 최적 위치를 찾고 토지수용은 물론 보상 범위까지 예상하는 등의 작업에도 이용할 수 있다. 그는 “공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네이버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 이 같은 플랫폼들을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어 사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적 측량 수요가 급감해, 정부 지원이 없는 LX는 2022년부터 대규모 적자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Land-XI 플랫폼 등)새로운 첨단기술 사업 모델을 발굴해 국토를 종합 관리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간정보를 활용한 수익 모델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까지 30개소 이상의 지사도 통합할 방침이다. 현재 LX는 11개 지역본부와 145개 지사 아래 45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고양=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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