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앤드(END)’ 한반도 냉전 종식 방법론을 놓고 정부·학계 안팎에선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 접근법은 북한 핵문제를 다룰 현실적 방안이라는 호평과 함께, 자칫 북핵을 완전히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다짐한 연설이 지난 22일 공개된 직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성명을 내는 등 양측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인 북한 전문가들은 대화 재개를 시작점으로 한 END 방법론에 일단은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발제자로 나선 김상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각의 ‘분단 영속화 긍정론’을 경계하며 “남북이 두 국가가 되고 단절된 채로 계속 지낸다고 해서 저절로 평화가 오지 않는다”며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황수환 제주대 정외과 교수는 “북한 2국가론은 ‘적대적’ 관계를 전제하며, 남북 문제 평화적 해결을 거부하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하다”며 “평화통일 원칙을 계승해 지속·일관적 대북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북 회담에서의 평화 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홍석훈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2018년에는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협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북한은 그 때보다 더 많은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받아들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미·북 회담이 개최돼 미국이 핵 무기를 가진 북한과 수교하거나, 제재를 완화할 경우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과거 미국 등은 북한의 핵 포기를 미·북 수교와 제재완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2022년 9월 바이든 행정부 시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비핵화 진전 이전에 관계 정상화를 먼저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북핵을 일부 용인할 것이라는 우려도 최근 높아진 가운데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무기를 사실상 용인하는 방향의 합의를 시도할 수 있겠지만 결코 이에 동조해선 안된다”며 “북핵이 용인되면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가 무너지며 동북아 각국이 잇따라 핵무장하는 ‘핵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이 적극적으로 이슈를 주도해야하며 미북 협상에서 패싱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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