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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파오 입고 토슈즈 신은 발레리나 김은실, 고국 무대 선다

입력 2025-09-25 09:54   수정 2025-09-25 12:15



홍콩발레단 솔리스트 김은실(29)이 단원들과 함께 한국 무대를 찾았다. 갈라 공연으로는 여러 차례 국내 무대에 올랐지만, 자신이 소속된 발레단과 전막 작품을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팬데믹으로 한차례 무산됐던 공연이라 그의 마음은 한층 들떠 있다. 홍콩발레단은 26~27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셰익스피어 고전을 재해석한 무대 '로미오+줄리엣'을 선보인다. 공연에 앞서 지난 24일,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은실이 홍콩발레단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학창 시절이다. 선화예고 3학년 재학중 홍콩에서 열린 국제 콩쿠르에 참가했는데, 당시 단장이 그를 눈여겨보며 “당장 계약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콩쿠르에서 장학금을 받아 독일 존크랑코 스쿨로 유학을 떠났고, 졸업 뒤에는 우루과이 국립발레단에서 2년간 활동했다. 그렇게 유럽과 중남미를 거쳐 다시 아시아로 돌아온 그는 첫 인연이던 홍콩발레단에 2019년 입단해 날갯짓을 이어가고 있다.

입단 후 금세 솔리스트로 승급한 그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주역 오로라로 데뷔했다. 우루과이 시절에도 같은 배역을 맡았지만, 당시에는 벅차고 힘든 기억뿐이었다. 그러나 홍콩 무대에서 다시 도전한 오로라는 달랐다. “마치 트라우마를 극복한 느낌이었어요. 같은 작품이지만 전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같은 배역을 다른 시선으로 마주하는 경험은 무용수로서 큰 성장의 계기가 됐다.



현재 그가 활동하는 홍콩발레단은 국제적 색채가 뚜렷하다. 다양한 국적의 단원들이 모여 있으며, 아시아적 정서를 담은 창작 발레를 꾸준히 시도한다. 중국 고전 <양산백과 축영대>를 재해석한 '버터플라이 러버'(2024), 홍콩 정서를 입힌 '로미오+줄리엣' (2023) 등이 대표작이고 미국 뉴욕에 소개됐다. 관객과 평론가들은 '색다른 발레'라며 호응했다. 러시아식 바가노바 기법 대신 즉흥적이고 재즈적인 움직임을 가미한 점이 신선하게 여겨진 것이다.

이번 내한에서 김은실이 맡은 역할은 로미오의 옛 연인 ‘페이노이’다. 줄리엣을 만나기 전 로미오와 함께 등장하는 인물로, 원전에도 존재하는 캐릭터다. “정서적 교감을 나누지 못하는 캐릭터라 유혹적이고 관능적인 동작이 많습니다. 쉽지 않은 배역이지만, 더블 캐스팅 동료들의 표현을 보면서 저도 새로운 감정을 탐색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동료들과의 교류가 그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다.



그는 '로미오+줄리엣'의 매력으로 홍콩적 정서를 담은 장면들을 꼽는다. 마작 게임장을 재현한 무대, 붉은 치파오와 토슈즈를 매치한 무도회 장면 등이 그렇다. “토슈즈에 치파오는 춤추기엔 불편하지만, 무대에서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극대화해요.”

홍콩발레단의 작품 세계는 셉팀 웨버 단장의 색깔이 짙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로미오와 줄리엣' 등 고전을 독창적으로 재창작하는 한편 조지 발란신 등 현대 발레 거장의 안무도 무대에 올린다. 홍콩발레단은 한국 공연 뒤 국내에서 오디션을 열 예정이다. 김은실은 “홍콩발레단은 개성이 뚜렷하고 표현이 과감한 무용수를 선호합니다. 춤뿐 아니라 자기 표현과 패션 감각까지 중요하게 봐요. 저도 입단 초기에 단장님께 ‘발레복을 새로 장만하라’는 얘기를 들었을 정도죠”라고 전했다.



김은실은 언젠가 '지젤'이나 '라 바야데르' 속 주역으로 서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다. 하지만 지금 가장 간절한 바람은 무대를 온전히 즐기는 것이다. 발목 부상과 폐 수술로 1년 넘게 무대를 떠났던 경험이 있어서다. “공연을 못 하던 시기가 너무 길었어요.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합니다. 이번 한국 공연은 그만큼 진심을 다해 춤추고 싶습니다.”

이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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