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을 통해 물체를 탐지하는 ‘적외선 센서’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주력 시장인 군사용 정찰기기를 넘어 농업용 및 산업용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8년 뒤 관련 산업 규모가 60%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시장조사기업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79억4000만달러(약 11조6881억원) 수준인 적외선 센서 시장 규모가 2032년 127억8000만달러(약 18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적외선 센서는 2차 세계대전 때 야간 투시경과 통신 장비로 상용화된 이후 오랜 기간 군사용으로 쓰였다. 냉각기로 미세한 온도 차를 확인해 고화질을 구현하는 냉각형 제조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적어 산업용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일본을 비롯한 적잖은 국가가 2000년대 자체 기술을 개발하다가 실패했다.한국에선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아이쓰리시스템이 2009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이 기술을 확보한 뒤 아직까지도 국내 유일의 적외선 센서 기술 보유 회사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관련 기술력을 갖춘 국가는 미국, 프랑스, 중국 등 10개국 내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가를 기존 제품보다 수십 배 낮춘 ‘초소형정밀기계(MEMS) 제조 방식’이 확산된 뒤 여러 국가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냉각기 대신 기판에 센서와 회로를 부착해 대량생산이 쉬운 MEMS 제조 방식의 특성을 살리면 규모가 작은 기업도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센서 전문기업 엣지파운드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한화시스템과 합작해 설립한 한화인텔리전스를 지난 3월 흡수 합병해 규모를 키웠다. 2017년 창업한 미국 스타트업 옵시디언은 퀄컴, 현대자동차 등의 투자를 받아 제조 공정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기존에 쓰이는 실리콘 기판보다 100배가량 큰 디스플레이용 유리 기판을 활용해 생산 능력을 키웠다. 센서 가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내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적외선 센서 생산량이 늘면 산업별로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농업에선 적외선 센서가 영양 결핍과 병충해 등으로 엽록소가 줄어드는 농작물이 내뿜는 근적외선을 탐지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노르웨이 식품기업 톰라는 적외선 센서 기술을 활용해 과일과 채소에 숨겨진 멍이나 썩은 부분을 찾아내고 있다.
의료기술을 혁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바이오회사 아큐베인이 생산한 적외선 카메라는 환자 팔의 혈류에서 나오는 열신호를 탐지해 의사나 간호사가 정맥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장치로 쓰이고 있다. 미국 센서기업 플리어는 적외선 센서를 활용해 신체의 표면 온도를 분석, 미세 혈관과 근육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적외선 센서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부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2027년 미국의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 자동차에 적외선 카메라를 부착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텔리스 창 옵시디언 대표는 “드론과 자동차, 의료 분야 등에서 적외선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3~4년 뒤엔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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