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가맹점주 보호라는 취지는 공감할 만하다. 지난해 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점주가 본사의 허위 정보 제공이나 광고비 전가 등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 은퇴로 가맹점 창업이 늘고 있지만, 경영 악화로 폐점률이 높아지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정책은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들 만큼 가맹점주 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 가격 책정 등 핵심 경영 활동에 점주 단체가 일일이 개입하면 본사가 정상적인 경영을 이어가기 어렵다. 위약금 없는 폐업이 늘면 브랜드 가치 훼손과 손실은 고스란히 본사가 떠안아야 한다. 이는 가맹본부와 점주 관계를 일종의 대결적 노사관계로 변질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대책은 하청 근로자에게 원청에 대한 교섭권을 인정한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 3조)을 연상시킨다. 해외 투자 등 경영 결정이 파업 대상이 되고,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는 제한해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국내 1만2300여 프랜차이즈 가운데 73%가 가맹점 10개 미만의 영세 브랜드다. 공정위 대책은 이들 소규모 본부의 경영 부담을 키워 존속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일부 본사의 갑질을 바로 잡겠다는 명분으로 산업 구조 전체를 흔드는 것은 균형을 잃은 정책이다. 프랜차이즈는 시장 규모 109조원, 종사자 101만 명(2023년 기준)에 이르는 거대한 산업이다. 정부가 공정거래 관점에만 매달려 산업 생태계와 성장동력을 위축시켜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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