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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가 AI를 다 먹어치우게 놔둬도 좋을까[비트코인 A to Z]

입력 2025-10-01 07:12   수정 2025-10-01 07:13



AI는 꾸준히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벤처 투자자 마크 안드리센은 2011년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운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고 했고 6년 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AI가 소프트웨어를 먹어 치운다”(AI is eating software)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8년이 지난 지금 식성 좋은 AI가 남겨놓은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현실에서 AI를 움직이는 힘은 극소수의 대형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같은 기업들이 막대한 데이터와 슈퍼컴퓨터급 연산 능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중소기업은 이 흐름에 쉽게 접근하지 못합니다. 데이터 소유권 상실, 비용 부담, 편향성 강화 등 다양한 문제가 거론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 정부가 ‘소버린 AI’를 역설하기도 합니다.
AI는 중앙화돼도 좋은가

이런 탓에 나온 것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러한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이른바 탈중앙화(Decentralized) 인공지능, DeAI입니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분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DeAI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전 과정을 특정 기업이 아닌 분산된 네트워크에서 수행하려는 혁신적 시도입니다. AI의 구성 요소들을 각각 나누어 운영하고 참여자가 협력해 하나의 AI를 발전시키는 구조입니다. 마치 거대한 연구소의 문을 모두에게 열어두고 누구나 실험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중앙화된 AI가 가지는 위험성은 분명합니다. 개인의 민감한 데이터가 특정 서버에 집중되면 유출이나 오남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기업이 독점적으로 기술을 통제하면 이론적으로는 사회 전체가 그들의 의사결정에 종속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정부를 전복시킨 네팔의 젊은 시위대가 임시 총리로 누구를 시켜야 할지 논의하면서 챗GPT에게 물어봤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시위대가 왜 그랬을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나아가 중앙화 AI는 서버 한 곳의 장애로 전체 시스템이 마비되는 단일 실패 지점의 문제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챗GPT에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대학생들 상당수가 과제 작성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기억하실 겁니다. 반대로 대학생들 때문에 다운됐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어쨌든 AI 접속 장애가 여러 가지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게 확인된 셈입니다.

DeAI는 어떻게 이런 위험을 극복할까요?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인공지능의 3대 요소를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데이터, 컴퓨팅 자원, 알고리즘

첫째, 데이터입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 없이는 발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개인이나 기관으로서는 모아놓은 데이터를 통째로 넘기는 건 불안합니다. 이때 활용되는 것이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FL)이라는 방식입니다.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보내지 않고 각 개인의 기기에서 학습을 진행한 뒤 학습된 결과만 공유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지켜지면서도 인공지능은 집단 학습을 통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오션프로토콜 같은 프로젝트가 취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토큰화하여 소유자가 직접 수익을 얻도록 합니다. 데이터가 더 이상 빅테크의 전유물이 아니라 참여자가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 컴퓨팅 자원입니다. 현재 거대 모델을 학습시킬 때는 GPU라는 특수한 칩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이를 제공하며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는 놀랍게도 활용되지 않고 놀고 있는 유휴 GPU가 무수히 많습니다. 개인용 컴퓨터, 대학 연구소, 기업의 서버실에 잠들어 있는 GPU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필요한 사람이 빌려 쓰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종의 GPU ‘공유 경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오넷 같은 프로젝트는 이러한 자원을 묶어 제공하면서 기존 클라우드 대비 80% 가까이 저렴한 비용으로 연산이 가능해진다고 말합니다. 이는 자원이 낭비되지 않고 보다 공정하게 활용되는 길을 열어줍니다.

셋째, 알고리즘입니다. AI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지금까지 막대한 연구 인력과 자본을 가진 큰 기업들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는 전 세계의 참여자가 기여하고 경쟁하면서 알고리즘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때 블록체인은 성과를 공정하게 측정하고 보상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기여자가 만든 모델이 다른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면 그 기여자는 토큰으로 보상을 받습니다. 즉 알고리즘 개발 역시 집단 지성을 통해 분산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비트텐서가 대표적 프로젝트입니다.

DeAI는 이제 막 시작된 분야이고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성장세는 눈부십니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4억 달러가 넘는 투자가 이루어졌고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2030년 무렵에는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의 민감한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분석할 수 있고, 금융에서는 탈중앙화 금융의 리스크 관리에 응용되며, 교육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혁신적인 응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해결할 과제는 많지만 가야 할 길이라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확장성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현재 처리할 수 있는 거래 속도로는 AI의 방대한 연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레이어2 기술이나 하이브리드 구조가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해답은 아닙니다.

또 다른 문제는 신뢰와 규제입니다. 익명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협력하는 구조에서는 공정한 거버넌스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각국 정부가 AI와 블록체인을 어떻게 규제할지도 불확실합니다.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탈중앙화 AI는 앞으로 기술 발전에서 중요한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공지능이 소수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기여하고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공공재가 되어야 하고, 그래야 기술 발전이 한층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니 어쩌면 우리는 AI 권력이 집중되는 길과 분산되는 길 사이의 갈림길에 서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외현 비인크립토 동아시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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