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은 위기에 빠진 한국 제조업을 구할 구세주입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24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5 울산 포럼'에서 "AI 시대는 한국 제조업의 위상을 되찾을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의장은 "최근 기업과 지역사회가 인구감소, 지역소멸, 기후변화 등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며 "AI를 품질과 원가, 안전관리 분야에 접목하면 생산성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시작한 울산포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제안에 따라 SK그룹과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지역 포럼이다. 올해 주제는 '커넥팅(연결) 울산, 기술과 문화로 잇다'다. 울산을 제조업 AI 허브이자 문화도시로 육성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포럼에는 최 의장을 비롯해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이윤철 울산상공희외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김종화 SK에너지 사장,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 등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CEO)도 총출동했다.
최태원 회장은 그간 세 번의 울산포럼을 모두 참석했지만 이번 행사는 불참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UN총회 참석에 맞춰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게 이유였다. 최 회장은 개회사 영상에서 "제조업 AI와 디지털 혁신은 울산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이라며 "울산이 혁신의 물결을 이끌고 세계 무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UNIST 인공지능 대학원 특임교수)가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을 돌아보며 기조연설을 했다. 당시 이 9단은 총 5번의 승부에서 세 번째 경기까지 패배한 뒤 4국에서 180수 불계승으로 승리했다. 그는 "AI는 프로 바둑 기사라면 절대 두지 않는 수를 둘 정도로 창의적이다"라며 "미래 경쟁력은 AI의 창의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연사들은 AI를 고도화하려면 지역 기업들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입모아 말했다. 패널로 참여한 김덕현 현대자동차 설비제어기술팀장은 "몸집이 큰 기업은 데이터를 어느정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 입장에선 쉽지 않다"며 "지역 기업들이 AI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다면 울산만의 고도화한 AI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가 AI 전환의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SK에너지는 중질유 탈황공정(RHDS)에서 생산되는 디젤 연료의 품질을 예측하는 AI 솔루션을 최근 도입했다. 정유탑이나 반응기 내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도 AI가 자동으로 제품의 품질을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AI 도입 결과 품질 예측 오차는 기존 대비 25% 수준으로 줄었고, 전기료와 수도세도 2%가량 절감했다.
울산을 청년 세대에게 매력적인 '문화 도시'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조업 중심으로 도시가 설계된 만큼 젊은 AI 인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등 지방 소멸 우려가 커지면서다. 이날 포럼에선 동남권 문화권역 조성을 위한 통합 브랜딩과 교통 인프라 개선, 울산 반구대 암각화 등 지역 개성을 살린 문화 콘텐츠 발굴 방안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울산=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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