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86.32
(33.95
0.75%)
코스닥
947.92
(3.86
0.41%)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세계적 반도체 애널이 꼽은 '메모리 슈퍼 싸이클' 이끌 제2의 HBM [반도체 포커스]

입력 2025-09-25 08:40   수정 2025-09-25 08:47


"기업 탐방 때 일부러 임직원들이 담배 피우는 곳에 가봅니다. 미팅 때 알 수 없는 회사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거든요."

이세철 씨티글로벌마켓증권 글로벌 테크 리서치 헤드 겸 한국지점 리서치센터장(전무)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맥을 잘 짚는 분석 보고서를 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3월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의 반도체업종을 총괄하는 테크 리서치 헤드에 올랐다. 한국인이 글로벌 IB의 주요 업종을 담당하는 리서치 헤드가 된 건 이 전무가 처음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 톱티어 IB 애널리스트
이 전무가 글로벌 기업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톱티어(top tier, 일류) 반도체 애널리스트 반열에 올라선 데는 '타고난 호기심'과 '활발한 소통'이 영향을 줬다. 애널리스트로서 분석 능력은 기본, 정보기술(IT)로 바뀌는 세상의 미래에 궁금증을 갖고 외부와 소통하니 내공이 쌓였다는 얘기다.

부지런히 기업을 다니며 '비재무적 지표'를 살핀 것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전무는 "기업에 방문했을 때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면 나중에 가동률 등이 올라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며 "업황 변동의 징후가 확인되면 퍼즐을 맞추듯 크로스 체크하고 판단을 내리고 투자자들에게 뷰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의 첫 직장은 2000년 입사한 삼성전자다. 반도체(DS) 부문 엔지니어로 입사해 기획·마케팅을 거치며 11년 근무했다. 삼성에선 차장으로 2년 먼저 발탁될 정도로 '에이스'로 평가받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직업'에 대한 갈증이 컸다고 한다. 경영 전문 석사(MBA), 금융투자분석사를 따며 금융권 이직을 준비했고 국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반도체 전문성을 발휘해 이직 1년 만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되는 등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스트레스도 컸다고 한다. 지금은 성향이 '외향적'이지만 증권사 이직 초기 땐 내향적 기질이 강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만 잘 쓰면 끝나는 게 아니라 기업 탐방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때론 투자설명회를 나가서 고객의 얘기를 듣는 건 그에게 '고역'이었다고 한다. 이 전무는 "방송에 나가고 투자자를 만나는 게 두려웠지만,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부딪쳤다"며 "애널리스트 업의 본질은 '투자자 설득'이란 걸 깨달은 이후부터는 더 노력하게 됐고 더 편해졌다"고 말했다.
AI 등 첨단 산업 이정표 제시 '등대' 역할에 자부심
국내 증권사에서 명성을 쌓은 뒤 외국계 IB로 옮긴 것도 이 전무의 인생을 이끈 '도전 정신'의 발로다. 그는 "야구선수처럼 메이저리그에 가보자고 생각했다"며 "수학이나 과학을 잘하면 미국 유학 가서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반도체 업종도 전 세계가 다 연결돼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담당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오르면서 이직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전무는 "반도체 기업은 생태계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엔비디아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애널리스트에게 질문을 많이 한다"며 "미국 투자자들의 (한국 애널리스트에 대한) 수요가 컸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전무는 1년에 100일 이상 해외 출장을 간다. 한국에 있을 땐 오전 7시 15분 아침 미팅, 오후엔 기업 탐방, 밤 11시엔 뉴욕 고객과 영어로 전화 회의로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한다. 한때 자본시장의 꽃으로도 불렸던 애널리스트의 대우와 위상은 과거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도 15년 가까이 몸담고 있는 이유는 '다른 직업에서 얻기 힘든 성취감'이다.

이 전무는 "주식 시장 투자자들은 미래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전문가의 뷰를 듣고 싶어 한다"며 "애널리스트는 의견을 제시하고 이정표를 만들어주는 '지도' 또는 '등대' 역할을 할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 시대에 메모리 중요성 커진다
향후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줄 핵심 포인트로는 온디바이스 AI(기기 자체적으로 가동하는 AI)를 꼽았다. 슈퍼컴퓨터가 PC에 자리를 물려준 것처럼, 최근 AI 산업을 주도한 서버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개인화'한 AI 기기가 온다는 얘기다. 그는 온디바이스 AI의 중심에 뉴럴프로세서(NPU)가 설 것이고, 저전력 D램(LPDDR)으로 구성한 모듈이 HBM 같은 위상을 갖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기업에 대해선 "메모리반도체 HBM을 앞세워 AI 시대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쟁국 대만이 AI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선 "아쉽다"고 표현하며 "한국도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생태계를 강화하며 새로운 사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