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건설한 미래 실증도시 ‘우븐시티’가 25일 문을 열었다. 우븐시티는 도요타가 자율주행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 인공지능(AI) 등을 실험하기 위해 만든 도시다. 도요타는 우븐시티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미래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븐시티는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100여㎞ 떨어진 시즈오카현 스소노시 내 옛 도요타 공장 터에 들어섰다. ‘우븐(woven)’은 자동 직기에서 출발해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로 성장한 도요타를 상징하며 모든 혁신 기술이 촘촘하게 짜인 도시를 의미한다.
우븐시티 구상은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공개됐다.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CES에서 “우리는 약 70만8000㎡ 부지에 미래 실증도시를 건설한다”며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면서 일하고 즐기며 실증에 참여하는 도시”라고 설명했다.

우븐시티 건설은 도요다 회장의 장남인 도요다 다이스케가 맡았다. 도요다 다이스케는 도요타 자회사 우븐바이도요타 수석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거주자가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평가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문을 연 것은 약 4만7000㎡ 규모의 1공구다. 주거용 8동과 연구시설 등 총 14동이 들어섰다. 도요타 직원과 가족 등 약 360명이 이곳에서 살 예정이다. 향후 도시를 확장해 2000명 이상 거주하게 된다.

1공구의 가장 큰 특징은 지상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약 2만5000㎡ 규모 지하 공간이다. 이 지하에 총 400m 길이의 순환로를 조성해 모든 건물을 연결했다. 도요타는 이 순환로에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배치해 각 가정에 우편 택배, 쓰레기 수거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지하에서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실증한다.
지상에는 자율주행 전용도로가 들어섰다. 도요타가 2027년 완전 자율주행(레벨4)을 목표로 최근 출시한 전기차 ‘e-팔레트(Palette)’가 다니는 길이다. 이 도로에선 주변 환경과 차량을 연결하는 커넥티드카를 실증한다. 보행자 신호를 평소에는 녹색으로 켜뒀다가 차량이 접근하면 적색으로 바꾸는 식이다.

1공구엔 연구시설 ‘가케잔 인벤션 허브’도 조성했다. 개발자는 이곳에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내놓고, 주민은 이를 체험한 뒤 피드백을 통해 개발에 도움을 주는 공간이다. 개발자와 주민이 모일 수 있도록 주거동 중앙에 ‘코트야드’로 불리는 광장을 마련했다.
실증에는 도요타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로켓 스타트업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스’도 합류했다. 도요타의 제조 노하우를 배울 계획이다. 이외 에어컨 기업 다이킨공업, 라멘 회사 닛신식품, 음료 전문 UCC재팬 등도 참여한다. 업의 경계를 넘어 첨단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환기를 맞아 완성차만으로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븐시티 성패가 도요타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는 ‘이동’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며 “우븐시티는 그 핵심 시도”라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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