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증시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고공행진하면서 전반적인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2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연초~9월23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총 1조6142억원어치를 담았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40% 이상 뛰면서 수익률이 -59.77%로 추락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역추종한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루에 1% 떨어지면 약 2% 상승하도록 설계돼 있다. 반대로 지수가 1% 상승하면 2% 하락하는 구조다.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28.01% 급등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13.49% 오르자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세가 멈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2~4위는 모두 미국 지수형 상품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2위와 3위는 'TIGER 미국S&P500', 'KODEX 미국S&P500'로 각각 1조6132억원, 8460억원어치를 샀다. 이들 수익률은 각각 6.72%, 6.67%로 집계됐다. 미국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올해 13%, 16% 상승하는 데 그치자 추가 반등에 베팅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KODEX 레버리지'(-1조7982억원)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9946억원)는 수익률이 각각 120%, 51%에 달했다.
증권가에선 연말까지 국내 주식시장이 양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추가 상법개정안 추진 등으로 상승 동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근간인 기업 실적 여건도 긍정적이다. '반도체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공개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던 모건스탠리까지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508조원, 258조원 규모다. 전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84%에 달한다. 다음달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를 계기로 지수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조6687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7조4000억원, 53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10.1% 늘어난 수치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3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이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까지 유입되며 반도체 주식의 상승 여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피지수는 9월에 이어 10월에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외 금리인하와 AI 밸류체인에서 파생되는 실적, 정부의 예산안 호재 등과 맞물리면서 긍정적인 모멘텀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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