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대통령실이 25일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그대로 처리하되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는 방안은 백지화하기로 하자 기재부는 충격에 빠졌다. 신설될 재정경제부에는 예산·금융·세제 중 세제 기능만 남게 됐기 때문이다. 정책 수단이 없는 기재부가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중장기 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재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재정경제부가 부총리 부처로서 경제사령탑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경제정책 총괄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재정·금융당국과도 긴밀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는 의연한 모습이지만 내부 분위기는 침통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이 빠져나간 데다 금융정책도 넘겨받지 못해 타 부처 협조를 끌어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경제정책 방향을 짜는 것은 물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제대로 꾸릴 수 있을지부터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재부 내에서는 “사실상 세제경제부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새로 출범할 재정경제부는 역대 경제 컨트롤타워 가운데 최약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48년 출범한 재무부(예산·세제 관할)부터 1961년 경제기획원(예산 관할), 1994년 재정경제원(예산·세제·금융 관할), 1998년 재정경제부(예산·금융 관할), 2008년 기획재정부(예산·세제 관할) 등 역대 경제 컨트롤타워는 핵심 정책 수단인 예산을 기본으로 쥔 채 추가로 세제·금융정책 등의 기능을 부여받았다.
정책 수단이 없는 만큼 위기 대응 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처 간 업무 중복과 정책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정책 품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직 기재부 고위 관료는 “결국 경제부총리의 힘을 뺀 것”이라며 “힘 빠진 컨트롤타워로 엄중한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다만 금융정책을 가져오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경제부총리가 사소한 금융 현안까지 챙기다 보면 큰 흐름을 놓칠 수 있다”며 “1994년 탄생한 재정경제원이 예산과 세제, 금융을 모두 관할하다가 IMF 외환위기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익환/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