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합의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우리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결코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관세 합의 덕에 한 사례(유럽연합·EU)에서는 9500억달러를 확보했다”며 “일본에서는 5500억달러, 한국에서는 3500억달러를 받게 됐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24일 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관세 타결의 필요조건으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등을 요청한 지 하루도 안 돼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것이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외신 인터뷰를 통해 “이 조건을 수용하면 탄핵감” “제2 외환위기가 올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국의 관세 압박 수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대미 투자금액을 일본 수준인 5500억달러에 더 근접하게 증액하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일본이 서명한 대미 투자 합의와 비슷한 조건을 한국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관세 협상을 놓고 양국의 이견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뉴욕을 출발해 이날 밤 서울에 도착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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