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척추 및 상처 치료재 1위 기업인 시지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척추 임플란트 ‘노보맥스 퓨전’이 유럽연합(EU) 의료기기 규정 ‘CE MDR’ 인증을 획득하며 유럽시장 판매가 가능해졌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척추 임플란트 분야에서 최고 등급(Class III)으로 MDR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 최초로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확대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인증은 EU가 지정한 공식 글로벌 인증기관인 BSI(British Standards Institution)의 심사를 통해 발급됐으며, 시지바이오는 BSI와 인증서 수여식을 진행했다. ‘MDR(Medical Device Regulation)’은 2021년 5월부터 시행된 유럽의 새로운 의료기기 규정으로, 기존 제도인 ‘MDD(Medical Device Directive)’보다 임상 평가, 안전성과 효과 검증, 품질 관리 기준 등이 크게 강화됐다. 이 가운데 Class III 등급은 인체에 장기간 삽입되거나 생명 유지와 직접 관련된 제품에 적용되는 최고 등급으로, 이번 인증은 노보맥스 퓨전이 국제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대웅제약 관계사인 시지바이오의 주력 제품은 골형성 단백질 탑재 골대체재로 유현승 대표가 13년의 연구 끝에 2017년 세계 두 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골절 치료나 척추디스크 수술(척추유합술) 시 뼈 손상 부위에 주입하면 인체 내 줄기세포를 골세포로 분화시켜 새로운 뼈 생성을 돕는다. 전 세계 척추치료재 시장은 미국 메드트로닉이 장악한 상태다. 이 기업으로부터 자국 시장에서 1위를 지켜낸 국가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와 한국뿐이다.
시지바이오의 노보맥스 퓨전은 목뼈 사이 디스크가 손상됐을 때 그 자리에 삽입해 척추를 고정하고 유합을 돕는 경추유합술용 케이지다. 전방에 접근해 척추뼈 C3~T1 구간에 이식되며, 노보맥스 퓨전은 손상된 디스크를 대신해 뼈 사이를 지탱하고 붙여주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
이 제품에는 시지바이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생체활성 유리세라믹 신소재 ‘BGS-7’이 적용됐다. 기존 티타늄 케이지는 강도와 생체적합성이 우수하지만 단단한 성질로 인해 침강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피크(PEEK) 케이지는 뼈와 유사한 강도로 침강 위험은 적지만 뼈와 직접 결합하지 못해 추가 골이식재가 필요한 한계가 있다. 반면 노보맥스 퓨전은 뼈와 직접 유합되는(Osteo-active) BGS-7 소재 특성으로 체내 삽입 후 표면에서 뼈가 바로 자라 붙으며, 설계된 접촉 면적도 넓어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 이로써 별도 골이식재 없이도 안정적 유합이 가능하며, 연구 결과 PEEK 케이지 대비 뼈와의 결합 강도가 약 15배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 같은 국내의 독자적인 기술력은 까다로운 일본 의료기기 시장에서 먼저 검증된 바 있다. 시지바이오는 2023년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올해 일본 제약사 니혼조끼 제약 및 자회사 ZSpine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즉, 이번 유럽 CE MDR 인증은 의료기기 선진 시장으로 평가받는 일본에서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확대에 한층 속도가 붙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인증 과정에서는 시지바이오의 연구소 및 RA 등 유관부서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협력했다. 이들은 심사 기간 단축, 문서 표준화, 안전성·유효성 평가와 문헌 조사, PMCF(Post-Market Clinical Follow-up) 면제 근거 확보, 품질 시스템 구축 등에서 성과를 거두며 회사의 규제 대응 역량을 높였다.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는 “노보맥스 퓨전은 자체 개발 생체활성 세라믹 신소재 BGS-7을 적용해 별도 골이식재 없이도 안정적 유합을 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국산 척추 임플란트 제품”이라며 “일본에 이어 유럽, 호주 등 선진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척추 임플란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보시스 등 주요 제품군의 유럽 CE MDR 인증도 준비 중이며, 올해 하반기 완공되는 시지바이오 ‘노보 팩토리(Novo Factory)’를 통해 늘어날 공급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