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국가 전산망 647개가 멈추면서 주말 내내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주민등록 등본 발급부터 우체국 금융·택배, 정부24와 국민신문고까지 광범위한 서비스가 중단되자 “생활 전반이 멈췄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김모씨(40)는 “돈이 다 우체국 계좌에 있는데 주말 내내 인출이 안 된다”며 “월요일까지 복구가 안 되면 카드값이 연체될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체국 계좌에 있는 내 돈은 어떻게 되는 거냐”, “어제 보낸 택배가 제대로 도착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추석을 앞두고 택배 운송장 조회조차 되지 않아 귀향 선물 배송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모바일 신분증도 중단돼 병원 진료나 항공기 탑승 과정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공항공사는 14개 공항 홈페이지에 “실물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하거나 바이오패스를 이용해 달라”고 공지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철도·버스 할인 인증도 차질을 빚었다. 한국철도공사는 정부24 연계 시스템이 마비되자 역 창구에서 신규 등록을 받도록 조치했고, 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인증 만료 기한을 긴급 연장했다.

행정안전부는 항온항습기 복구 후 서버를 순차적으로 재가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동일 설비를 갖춘 이원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탓에 복구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용석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장은 “데이터 백업은 돼 있지만 동일한 설비를 다른 분원에 갖추지 못했다”며 “수천억 원이 드는 이원화 작업을 예산 문제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민센터·우체국이 문을 닫은 주말에 온라인 서비스마저 멈추자 시민들은 ‘이중 고립’을 호소했다. 한 시민은 “주말에 온라인으로라도 민원을 해결하려 했는데 시스템이 모두 먹통이라 아무것도 못 했다”고 했다. 추석을 불과 며칠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태로 금융·우편·민원 서비스 전반의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국가 전산망 관리 허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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