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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묵은 떼창 속 기타 날았다…3만명 '뮤즈'로 대동단결 [리뷰]

입력 2025-09-28 10:55   수정 2025-09-28 22:13



지난 27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는 천둥과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영국 밴드 뮤즈(MUSE)를 향해 3만명의 관객이 토해낸 '10년 묵은' 떼창이었다. 펄펄 끓는 관객들의 에너지가 한데 모인 순간, 프론트맨 매튜 벨라미의 손을 떠난 기타가 하늘로 높이 날았다. 이내 바닥으로 기타가 떨어지자 관객들은 열광했다.

뮤즈의 내한은 무려 10년 만이었다. 이전까지 여섯 번의 내한 공연을 진행했던 뮤즈였지만, 2015년 이후 재회할 기회가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단 1회의 공연으로 한국 관객들은 뮤즈를 만나게 됐다. 꾹꾹 눌러왔던 이들을 향한 열망은 티켓 매진에 이어 현장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분출됐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현장에는 3만 2885명의 관객이 몰렸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함께 뮤즈가 모습을 드러내고 '언래블링(Unravelling)'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객석은 환희로 가득 찼다.

짜릿한 밴드 연주는 금세 공연장의 온도를 높였다. 매튜 벨라미는 시원시원한 보컬과 함께 화려한 기타 플레이로 관객들을 홀렸다. 여기에 크리스 볼첸홈의 묵직한 베이스, 도미닉 하워드의 힘 있는 드럼 사운드가 더해져 강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가을이 오려다 뒷걸음질 치는 뜨거운 열정이 모인 공간이었다. 중후하면서도 현란한 매력을 뽐내는 베이스로 포문을 여는 '히스테리아(Hysteria)'가 시작되자 스탠딩석 곳곳에서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관객들은 오로지 무대만을 주시한 채 손을 번쩍 들고 소리를 질렀다. 10년간 쌓인 열정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듯 우렁찬 떼창은 기본이었다.

매튜 벨라미 역시 열띤 성원에 초반부터 흥이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었다. 기타를 던지는 퍼포먼스에 이어 손을 귀에 가져다 대며 떼창을 유도했고, 잠시 마이크를 객석으로 돌리기도 했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무대에서는 매튜 벨라미가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로 높이 들어 올리자 관객들이 일제히 "컴플라이언스!"를 함께 외치며 환상의 호흡을 펼쳤다.


머리 복잡한 일로 가득 찬 세상에서 3만명이 넘는 인원이 오로지 '뮤즈' 하나로 대동단결하는, 그야말로 진귀한 광경이었다. 뮤즈가 이를 구현해내는 방법은 단순했다. 음악, 악기, 그리고 무대를 오롯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 장악력 그뿐이었다. 그 이상의 화려함은 필요하지 않았다.

1994년 영국에서 결성된 이들은 30여 년 동안 팀 변화나 해체 없이 '뮤즈'를 이끌어온 뿌리다. 지금까지 총 9장의 정규 앨범으로 30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세계적인 밴드로, 팀의 단단함과 노련함을 무대로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었다.

'사이코(Psycho)',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 '타임 이즈 러닝 아웃(Time is Running Out)', '슈퍼메시브 블랙 홀(Supermassive Black Hole)', '업라이징(Uprising)' 등 명곡의 향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객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떼창하고, 점프하며 순간을 만끽했다. 짜릿한 기타, 심장을 울리는 베이스, 강력한 해방감의 드럼 사운드가 한순간도 빠지지 않고 열정의 중심에 있었다.

매튜 벨라미는 노래하며 카메라 향해 재치 있는 표정을 짓기도 했고, 노브(Knob, 기타의 볼륨과 톤을 조절하는 장치)를 돌리며 관객들이 이에 맞춰 소리를 내도록 '특급 조련'을 하기도 했다.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유라시아(United States of Eurasia)' 무대에서는 그의 능숙한 피아노 연주에 빠져들었다. 무대 위 아티스트의 지휘에 관객들은 하나가 되어 손뼉을 치거나 힘 있게 방방 뛰었다. 예사롭지 않은 땅의 울림이 뮤즈와 이들 음악의 힘을 실감케 했다.


마지막 곡은 '스타라이트(Starlight)'였다. 관객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켜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했고, 뮤즈는 화려한 폭죽으로 화답했다. "안녕하세요. 서울", "사랑해요. 한국", "감사합니다" 등 한국어로 준비해온 인사말도 감동을 안겼다.

공연 이후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트리스트가 환상적이었다", "기타 던지는 퍼포먼스 절대 잊지 못할 거다", "기타 소리 듣자마자 심장 터지는 줄 알았다", "내 생애 최고의 공연", "뮤즈 콘서트 끝났다고 하늘도 우네" 등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운영 측면에서는 아쉬움도 있다. 스탠딩 구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넓은 뒷공간을 두고도 진행요원들이 인상을 쓰며 "더 안으로 들어가라"고 고성으로 반복 안내해 일부 관객들이 불편함을 토로했다. 스탠딩석 장내 정리 문제로 공연이 40분 지연 시작하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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