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추석 연휴를 한 주 앞두고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환율·차량 관세 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와중 '역대급'으로 긴 연휴 기간 국내 증시는 장이 열리지 않아서다. 국내증시는 오는 3일부터 9일까지 휴장한다.
이같은 현상은 통상 설 연휴보다 추석 연휴 전후로 두드러진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추석 연휴는 미국 연방정부 회계연도 시작 시점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며 "매년 미국 정부 셧다운(업무중단) 우려, 원·달러 환율 변동 가능성,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떠오르다보니 설 연휴보다는 추석 연휴 전에 보유 주식을 정리해 리스크 노출을 줄이려는 이들이 더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엔 8월 말까지 2,600대 후반이었던 코스피지수가 추석 전 주(2024년 9월 9∼13일)에는 2,500 초중반까지 밀렸고, 연휴 종료 후 반등해 2,600대를 회복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코스피가 9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거듭 돌파해 가격 부담이 커진데다 연휴 기간도 길어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역대급 장기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불확실성 노출을 회피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정비 과정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며 "뚜렷한 방향성보다 관망 심리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간 국내 증시 순매수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선 것도 이 영향이 크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돈 건 IMF 시절과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기, 2024년 계엄에 따른 불확실성이 컸던 시기였다"면서 "트럼프의 무리한 한국에 대한 요구가 외환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과의 '환율협상'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환율협상에 대해서는 미국과 협의가 이번에 완료가 됐고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 무제한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영향으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미국 노동부의 공식 고용지표 대응이 어렵다보니 ADP 민간 고용지표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가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연휴 첫날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리스크 회피 및 경계심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전반적인 추세 상승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추석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국내 증시 약세 흐름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조정은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반영된 결과"라면서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 한국기업 대미 투자 확대 등을 고려할 때 극단적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석 연휴 이후 협상 진전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완화가 기대된다"면서 주가 조정을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로봇, 반도체 등 구조적 수혜 업종 중심의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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