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지난 23일 경기 분당점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 펀드(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의 수익증권 일부를 AK홀딩스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금은 610억원이다. AK플라자는 올초 이 펀드의 수익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AK홀딩스로부터 1000억원을 빌렸는데, 그중 610억원을 이번 수익증권 매각을 통해 상계 처리하기로 했다. AK플라자의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려는 차원이다. 작년 말 기준 AK플라자가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은 2557억원에 이른다.
AK플라자는 부분 자본잠식(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에 빠져 있다. 2020년부터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지원 없이 AK플라자가 독자 생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AK플라자는 지난달 초 그룹 계열사인 애경스페셜티에서도 100억원을 빌렸다. 업계에선 애경그룹이 애경산업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 일부를 AK플라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추가로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애경은 최근 그룹의 모태인 생활용품·화장품 사업을 하는 애경산업을 태광산업에 4000억원대에 넘기는 주식 매매계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AK플라자의 생존 전략은 ‘지역 친화형 쇼핑센터’(NSC)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다른 대기업 계열 백화점처럼 해외 명품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운 ‘틈새 전략’이었다.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스트리트패션 브랜드와 마니아가 열광하는 각종 캐릭터, 애니메이션 숍을 적극 유치했다. 특히 서울 홍대점 등은 ‘애니메이트’ ‘위드뮤’ 등 각종 캐릭터 지식재산권(IP)과 협업한 매장을 잇달아 열어 젊은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일부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매장 상권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K플라자는 특화 매장을 더욱 강화해 확실한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뷰티 등을 테마로 ‘덕후의 성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경기 수원점에도 홍대점과 동일한 전략을 적용해 젊은 층의 서브컬처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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