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상법에 명시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조항과 관련한 첫 법원 판단에서 법무법인 세종이 태광산업을 대리해 승소했다. 세종은 입법 과정부터 자문 자료를 철저히 확보한 것이 승리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 이사들과 회사를 상대로 “교환사채(EB) 발행을 금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지난 10일 기각했다. 트러스톤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태광산업 이사회는 지난 6월 27일 자사주 전량(지분율 24.41%)을 교환 대상으로 약 3186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의결했다. 2대주주인 트러스톤은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다”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 가처분은 7월 시행된 개정 상법을 근거로 제기된 첫 분쟁 사례다. 종전 상법은 이사가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했으나 개정 상법 382조의3은 그 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했다.
법원은 “태광의 EB 발행이 주주 일반의 이익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개정 상법에서도 이사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면 되는 것”이라며 “개별 주주의 요구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태광 측을 대리한 세종은 개정 전부터 기업지배구조 전략센터를 출범시켜 개정 상법 쟁점을 준비한 것이 승소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백상현 변호사(변호사시험 3회)는 “1차 심문기일까지 대응 기간이 3주로 촉박했지만, 센터에서 미리 준비한 입법 자료와 학계 논문을 면밀히 검토한 것이 유효했다”며 “작은 절차적 흠결도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만큼 이사회 결의와 근거 자료를 점검하고 주주 이익을 고민했다는 근거를 남겨두는 것이 방어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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