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8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불편을 겪는 국민에게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취임 후 이번 정부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국정 책임자로서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취약 계층 지원, 여권 발급 등 중요 민생 시스템은 밤을 새워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하길 바란다"며 관계 부처에 비상한 각오로 사태 수습에 나설 것을 거듭 지시했다. 이는 이번 사고가 국민 다수에게 직접적 불편을 초래한 만큼 여론의 민감도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 정부를 표방하며 이념적 논쟁보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을 국정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사태에 엄중하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야권 공세 차단 의도도 읽힌다. 국민의힘은 2023년 정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을 주장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에도 책임을 묻고 있다. 이에 대통령의 사과는 정치적 부담을 조기 진화하기 위한 행보로도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향후 장관 경질 등 고강도 인책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결과 중심의 업무 스타일을 고려할 때, 일단 사태 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지휘체계에 혼선을 줄 수 있는 인적 개편은 미룰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윤호중 행안부 장관 경질 요구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 없다. 지금은 빠른 대응과 복구가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2023년에도 대규모 전산망 장애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핵심 국가 전산망 보호를 게을리해 막심한 장애를 초래한 것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현 정부뿐 아니라 전임 정부까지 아우르는 전반적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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