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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같이 가실 분" 당근에 뜬 구인글…싱글족 몰린다 [트렌드+]

입력 2025-09-30 14:50   수정 2025-09-30 18:42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려 대용량 제품을 공동 구매해 나눠 쓰는 ‘소분 모임’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홀로 구입해 다 쓰긴 어렵지만 대용량이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함께 사서 나눠 갖는 방식이 'n분의 1 소비'에 익숙한 젊은층에게 합리적 대안으로 떠오르면서다.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소분 소비'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분 모임이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따르면 올 8월 한 달간 생성된 소분 모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이들 모임의 주 타깃은 코스트코나 이마트 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마트'다. 3~4명씩 모여 대용량 상품을 구매한 뒤 인원 수대로 용량과 비용을 똑같이 나누는 식이다. 준비물은 소분한 물건을 담아갈 밀폐용기나 비닐봉지 등이면 충분하다.

구성원이 꼭 아는 사람일 필요도 없다. 온라인을 통해 처음 만난 이들끼리 모임을 꾸려 장을 보러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참여 인원을 구하는 모집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모임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단순하다. 사고 싶은 품목과 장 볼 날짜를 정해 글을 올리면 된다. 그 후 인원이 구해지면 세부적인 일정을 조율한 뒤 만나서 장을 보면 된다. 거래는 보통 매장 계산대나 입구, 푸드코트 등에서 이뤄진다. 구매자가 영수증을 제시하면 참여자들이 금액을 확인하고 각자 입금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완료된다.

소분 대상은 육류나 채소 같은 신선식품에만 그치지 않는다. 델리(즉석식품), 빵, 소스, 음료까지 다양하다. 대용량으로만 판매되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만큼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소분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다.
고물가·1인 가구 증가 영향
소분 모임이 등장한 근본적인 배경에는 외식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등이 자리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특히 먹거리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고물가 기조가 길어지자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직접 식사를 준비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밀프렙족(미리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올 6월 1인 가구 2000명(만 25~36세)을 대상으로 평상시 식사 마련 방법을 묻는 문항에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다’는 답변이 57.3%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23년 대비 약 13% 증가한 수치다.

실제 외식비 지출도 감소하는 추세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국내 소비자들이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주요 요식업체에서 결제한 신용카드 금액(추정치)은 약 48조8667억원으로 전년 동기(50조3167억원) 대비 약 3% 감소했다. 외식비를 아끼려는 밀프렙족이 늘어나면서 식재료를 필요한 만큼, 합리적인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분 모임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1인 가구 증가 역시 소분 모임 확산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8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했다. 혼자서는 대용량 제품을 사기 어려운 1인 가구가 경제적 효율과 소비 편의를 위해 자연스럽게 ‘소분 소비’를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분 소비를 비슷한 상황을 공유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소비 연대감’이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나 1인 가구 등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소비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 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 같은 모임은 지인이나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연대감이 새로운 모임에 대한 불안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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