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는 지난 1일 연중 최고치인 459.46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달 7일 현재 이보다 소폭 떨어진 433.0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는 올 들어서 14% 가량 오르면서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는 모양새다.
테슬라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월가의 기존 전망치와 괴리가 커지자 주요 분석가들은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500달러에서 600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그는 “강세 시나리오에서 내년 초 시가총액 2조달러, 자율주행 및 로봇공학 로드맵의 본격적 양산이 시작되는 2026년 말에는 시총 3조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테슬라 전기차가 판매 부진을 겪는 가운데 이룬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8월 테슬라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1만4831대로 전년(1만9136대) 대비 2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판매의 선행지표다. 지난 7월 발표한 테슬라의 2분기 매출도 224억9600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 가량 감소했다.

결국 테슬라가 목표로 하고 있는 로보택시·에너지 등 미래 기술선점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지 않고서는 현재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테슬라는 우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을 끼지 않고, 로보택시 생태계를 직접 구축하겠다는 복안을 짜고 있다.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면 수수료 마진을 나눠야 하지만, 직접 운영을 통해 수수료 마진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무인차가 상용화될 경우 테슬라를 구매한 '모든 소비자'들이 로보택시 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된 점으로 꼽힌다. 이같은 계획이 현실화되면 테슬라 차량가격은 차량 가격에 로보택시로 벌 수 있는 기대수익이 포함돼, 차량 가격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가 타사가 대부분 채택한 라이다가 카메라 기반의 기술이란 점도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라이더는 주변 물체의 정확한 거리와 크기를 3차원(3D)로 인식할 수 있지만, 고가의 하드웨어여서 자율주행차 원가 상승의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또 라이다는 하드웨어여서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장비 교체가 필요하지만, 카메라만 사용할 경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기능 개선을 추구해 업그레이드 가격도 낮출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리포트를 통해 "테슬라는 자율주행에 카메라 기반의 '테슬라 비전' 시스템을 사용한다"며 "테슬라의 하드웨어 비용구조가 여전히 경쟁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가 최근 추진 중인 또다른 성장 동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테슬라는 지난 달 회사의 미래 비전을 담은 ‘마스터플랜4’를 공개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역할을 강조했다. "옵티머스는 노동에 대한 인식과 역량 자체를 바꾸고 사람이 사랑하는 일을 하도록 더 많은 시간을 돌려줄 것”이라는 게 마스터플랜4에 담은 메시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에 “향후 테슬라 기업가치의 80%는 옵티머스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옵티머스는 로봇 제조나 물류 창고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 목표는 위험한 작업, 가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범용 로봇이다. 테슬라는 올해 옵티머스 생산 목표를 5000대로 제시했고, 내년께 옵티머스 3세대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는 지난 5일 자신의 X를 통해 "옵티머스 3세대(V3) 모델이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탑재해, 일반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 "아마도(Probably)"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긍정적 시나리오에도, 구체적 일정이나 실행 세부 계획이 부족하다는 비판 역시 존재한다. 로보택시 역시 교통사고, 법적 책임 소재, 보험 문제, 안전 기준 준수 등 복잡한 규제 환경을 해쳐나가는 게 과제로 꼽힌다.
IT 전문지 이위크는 "로봇 사업이 테슬라 가치의 80% 기여할 것이라는 선언에도 그 근거 수치나 경로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며 "계획의 실행 가능성 또는 시간표가 불분명할 경우, 외부 투자나 조직 내부 실행 동기 부여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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