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조합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개발해 2027년부터는 수출을 통해 2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2029년 국내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독점 라이선스 아웃도 기대합니다.”
최석근 아이진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이진은 올해 4월 유전자 조작을 통한 재조합 단백질을 연구기업 엠브릭스로부터 재조합 보툴리눔톡신 제제 후보물질인 EG-rBTX100의 제조기술을 이전받아 개발하고 있다.
최 대표는 EG-rBTX100에 대해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보툴리눔톡신제제는 미량의 독성 물질로 근육의 수축 작용을 유도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차단시키는 의약품이다. 미간주름을 개선하는 미용용도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뇌성마비 환자들의 첨족기형을 치료하는 치료 용도의 시장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9조원가량이다.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지만 세계적으로 보툴리눔톡신제제를 판매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지역별로 따지면 한국이 가장 많은 보툴리눔톡신제제 제조업체가 있는 나라로 꼽힌다. 보툴리눔톡신제제 제조업체가 많지 않은 이유는, 원재료 격인 균주를 구하는 게 어려워서다. 국내에서도 가장 먼저 보툴리눔톡신제제를 개발한 메디톡스가 후발 주자들을 상대로 균주 출처 의혹을 제기하며 소송전을 벌여왔다.
EG-rBTX100은 보툴리눔톡신제제 제조업체 상당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균주 출처 문제에서 자유롭다. 균주가 아닌 유전자를 조작한 대장균에서 독소 단백질을 뽑아내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균주를 배양해 독소를 뽑아내는 기존 보툴리눔톡신제제의 제조방식이 이 시장의 구조적 한계 중 첫 번째로 꼽았다. 그는 균주를 배양해 독소를 추출하는 보툴리눔톡신제제 제조 방식을 두고 “1989년 미국의 앨러간이 개발한 보톡스 제조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EG-rBTX100는 기존의 타입(Type) A의 보툴리눔톡신제제들과 비교해 효능이 발현되는 속도, 효능이 지속되는 기간, 약물에 내성이 발현될 가능성 등 성능 측면에서도 뛰어나다고 정상원 엠브릭스 대표는 강조했다.

정 대표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의 주요 타입은 A에서 G까지 7개, 40여개의 서브타입이 있다”며 “서로 다른 독소 타입들의 장점만을 골라서 하나로 합친 게 EG-rBTX100”라고 말했다. 유전자를 재조합해 독소 단백질을 뽑아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특히 내성 발현 가능성을 낮춘 게 가장 두드러지는 강점이라고 정 대표는 꼽았다. 기존 제조방식의 보툴리눔톡소에는 크기가 큰 비독성 단백질 덩어리가 함께 붙어 있다. 독소의 크기가 900킬로달톤(kDa)에 달할 정도로 크다 보니 체내 면역 체계에 포착될 가능성이 생긴다. 반면 EG-rBTX100는 비독성 단백질 덩어리가 없어 독소의 크기가 150kDa에 불과하다. 비슷한 크기의 제품으로 메디톡스가 내놓은 코어톡신과 독일 멀츠의 제오민이 있다. 멀츠는 지금까지 제오민을 투여하고 내성이 발현된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제조 효율성 측면에서도 EG-rBTX100가 기존 제조방식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맹독을 뿜어내는 보툴리눔균을 직접 다룰 필요가 없어 설비를 슬림화할 수 있어서다.
보툴리눔톡신제제의 제조원가가 경쟁사 대비 구조적으로 낮다면 시장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최근 보툴리눔톡신제제의 투약시술을 받는 가격이 최저 1만원 수준으로까지 낮아졌을 정도로 저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다만 의약품당국에서 새로운 방식의 보툴리눔톡신제제 제조방식을 무난하게 받아들여 줄지는 미지수다. 최석근 대표는 “기존 방식으로 제조된 보툴리눔톡신제제를 허가받는 것과 큰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조합 보툴리눔톡신제제를 개발 중인 경쟁자들도 있다. 우선 디스포트라는 보툴리눔톡신제제를 개발해 판매하는 프랑스 입센이 이미 임상 1상을 마쳤다. 아이진과 엠브릭스는 EG-rBTX100가 내년께 임상 1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G-rBTX100가 임상 1상에 진입할 정도로 안전성을 확보한 뒤에는 곧바로 매출을 일으킬 방법이 있다고 최 대표는 밝혔다. 국내에서 국가출하승인만 받으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른 보툴리눔톡신제제 업체들도 국내 시판허가를 받기 전부터 연간 200억~300억원의 매출을 어렵지 않게 올리고 있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비독점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EG-rBTX100 제조기술의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균주 기원 논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기존 보툴리눔톡신 제제 생산 기업들이 (라이선스 아웃을 타진할) 우선 대상”이라며 “또 생산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싶어 하는 기존 보툴리눔톡신 제조업체, 내성 발현과 짧은 지속기간을 극복할 혁신 제품을 원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도 라이선스 아웃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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