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조원에 이르는 네이버와 두나무 사이의 전례 없는 빅딜은 주주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맞물려 있다. 주식 교환 비율과 적정 몸값을 둘러싸고 두나무 주주, 네이버파이낸셜 주주, 네이버 주주 세 축 간 보이지 않는 싸움이 추석 명절 이후로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주주 설명회 등 공식 절차를 앞두고 주주들은 각자 이해관계를 극대화할 방안을 물밑에서 모색하며 참전 채비를 하고 있다. 시장도 들썩였다. 네이버는 29일 7.02% 상승한 주당 27만4500원에 마감해 두나무와의 빅딜 소식이 알려진 지난 25일 이후 3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두나무 주가도 이날 장외시장에서 한때 17.39% 급등해 연중 최고가(40만5000원)를 새로 찍었다.

일반적 거래였다면 양사가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었겠지만 이번 거래의 전체 구조를 감안하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네이버로선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주식 교환 이후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합병 혹은 주식 교환을 재추진할 때 통합 법인의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크면 네이버 주주의 지분 희석 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주식 교환을 반대하는 주주가 행사할 주식매수청구권을 사들이는 데 막대한 자금을 소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두나무 양측은 각 사의 기업가치를 무리하게 책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나무 측은 우선 주요 주주에 올라 있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6%),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 등을 설득한 후 소액주주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나무의 독자적 상장이 불투명한 현재 지배구조보다 네이버에 합류해 시너지를 충분히 발휘한 뒤 중장기적으로 상장을 시도하겠다고 주주들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나무 측이 산정한 기업가치인 14조원대 몸값을 고려하면 회사는 반대 주주들의 주식을 주당 약 40만원 수준에 매입할 것으로 추산된다. 약 3조원 규모의 보유 현금을 활용할 전망이다. 다만 두나무 측이 일정 규모 이상의 매수청구권이 모이면 주식 교환을 취소할 것이란 단서를 달 것이 유력해 소액주주의 눈치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에선 상당수가 주당 15만원 내외에서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매수청구권 규모를 잠정 추산하고 있다.
두나무 기업가치를 향한 기대에 상장사인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각각 20.4%, 17.2% 급등했다. 우리기술투자는 2015년 두나무 지분 7.59%를 약 56억원에,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지분 전량을 자기자본을 투입해 총 583억원에 취득했다. 이 지분가치만 각각 1조원, 8319억원에 달하는 만큼 막대한 차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반면 하이브의 주당 매입 단가는 약 58만원에 이른다. 2021년 두나무와 상호 주식 교환을 통해 지분 2.5%를 약 5000억원에 취득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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