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의 국채 매도세로 국채 금리는 뜀박질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0.001%포인트 오른 연 2.563%를 기록했다. 4월 2일(연 2.584%) 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0.16%포인트 뛰었다.
외국인이 국채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은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결과로 해석됐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로 국채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국채를 매집해 온 외국인들이 투자 포지션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메시지가 나온 후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황건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집값·가계부채를 비롯한 금융 안정 변수에 더 관심을 두고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금리 인하 시기를 미룰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후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이 국채 매도량을 늘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환율은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조정받은 주요 원인으로도 거론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국인은 금리뿐 아니라 환이익도 염두에 두고 국채에 투자한다”며 “최근 커지는 환율 변동성에 따라 외국인이 투자 물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거래일보다 13원70전 내린 1398원7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이 크게 내린 것은 지난 주말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지수가 발표된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면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44% 내린 97.948을 나타냈다. 분기 말을 앞두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시장 복귀, 미국과의 환율협상 타결 소식도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400억원을 순매수했다.
김익환/강진규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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