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적용 영역이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AI 의존도가 확대될수록 데이터센터는 0.1초의 중단도 없이 가동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만일 데이터센터가 멈추면 국가적 재앙으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특히 재해복구(DR)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자율주행 시스템은 치명적이다.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 소요되는 아주 짧은 지연시간에도 생사를 오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선 ‘액티브 투 액티브’를 기반으로 한 국가 데이터센터 백업망 구축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액티브 투 액티브는 각각 다른 지역에 쌍둥이 데이터센터를 두 곳 이상 구축하고 동시에 가동하는 백업 방식이다. 복수 센터가 동시에 가동되기 때문에 사고나 재난 시 즉시 대응이 가능하고, 지연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시스템통합(SI)업체 관계자는 “SK C&C 사태 이후 민간 업체는 대부분 서버를 이중화했다”며 “최근엔 한반도에서도 지진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차제에 AI 데이터센터는 설계 단계부터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버금가는 수준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AI 데이터센터만 해도 개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대량으로 들어간다. AI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서 GPU 2만 개 정도를 확보하려는 게 우리 현실”이라며 “어렵게 구한 GPU를 백업 서버에 넣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직후 “데이터센터 두 곳을 동시에 구축하는 데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두 곳을 동시에 가동하기 위한 예산도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업계에선 정부와 민간 업체 간 긴밀한 공조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안보기관과 팰런티어의 오랜 협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클라우드 기업과의 공조를 통해 서버 다중화에 따른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선 정부가 민간 기업에 정부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는 것을 꺼리면서 클라우드 전환과 백업망 구축 등 ‘협력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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