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온디바이스 반도체’ 개발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반도체를 탑재한 제품을 만드는 제조기업들과 국내 AI반도체 팹리스·파운드리와 정부 연구개발(R&D)를 벌일 에정이다. 2030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K온디바이스 반도체 10종을 만드는 게 목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30일 경기 성남시 글로벌 융합센터에서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들과 함께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위한 포럼을 열었다.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가전, 기계·로봇, 방산 등 4대 업종 수요기업과 국내 AI반도체 기업(팹리스, 파운드리), 글로벌 반도체 설계기업의 전문가 1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기술 시연과 프로젝트 추진 계획 발표, 양해각서(MOU) 체결 행사를 차례로 열었다.
해당 반도체는 독립 기기에 개발 탑재되고, 서버에 연결 없이 자체적인 AI 연산이 가능하며, 그래픽연산장치(GPU) 대비 전력이 덜 드는 형태로 만들어져야 한다.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는 데 필수적인 AI반도체 역량이라는 설명이다.
산업부는 지난 8월 AI반도체와 AI전용 소프트웨어 모듈을 개발하는 1조원대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이에 적정성 검토를 거쳐 2026년까지 수요기업-펩리스를 중심으로 온디바이스 반도체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구축을 마치기로 했다. 2028년에는 국산 AI반도체 시제품을 내놓고, 2030년까지 AI반도체 10종의 개발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기준 173억달러 수준이다. AX가 확산되면서 2030년께엔 1033억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위기가 심화하고, 제조 기업들이 외국산 반도체에 의존하는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며 “주력 산업의 AI 대전환을 이루려면 민간기업과 정부가 합침해 K-AI온디바이스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엔 총 사업비 9973억원이 들어간다. 국비는 6891억5000만원이 투입되고, 민간기업들도 3081억5000만원의 마중물을 대기로 했다.
AI반도체 개발은 철저히 수요 제조기업의 스펙에 맞춰 진행된다. 이 사업에 현대차(자율주행차)와 LG전자(가전), 두산로보틱스(휴머노이드), 대농(스마트농기계), 한국항공우주산업(무인기) 등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이유다.
반도체 수요기업은 데이터를 공유, 현장실증 지원할 예정이다. 사업 성과가 단순한 AI반도체 개발에 그치지 않고, 첨단제품 탑재·양산까지 이어질 수 있게 만들려는 취지다. 글로벌 IP 기업과 국내 파운드리는 프로젝트 참여 컨소시엄이 시제품을 적기에 합리적인 단가로 양산할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M. AX 내 자율주행차·AI가전·휴머노이드·AI방산 등 업종별 M. AX 얼라이언스와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AI반도체는 자율차, 휴머노이드 등 첨단제품의 AI 대전환을 구현하는 혁신엔진”이라며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내년부터 신속히 착수해 하드웨어 분야의 경쟁력 달성을 반드시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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