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모바일 앱을 통한 투자 확대에 맞춰 디지털 자산관리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디지털자산 전문직 채용에 나서며 서비스 기획·운영 경험자를 모집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대 투자 고객 비중이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운용 경험을 갖춘 인재의 몸값이 높아졌다”고 전했다.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확산도 채용시장 지형을 바꾸고 있다. 금융 데이터를 기획·분석해 서비스를 설계하는 기획자와 개발자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보안원에 따르면 금융권 데이터 관련 채용 공고는 지난해에 2020년 대비 2.3배 늘었다. 우리자산운용이 최근 인공지능(AI)·데이터 관리 인력을 모집하며 데이터 거버넌스 경험자를 우대 조건으로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대면 거래 증가로 AML과 이상거래탐지 분야 수요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자산 관련 범죄 의심 사례 통보 건수는 전년에 비해 약 90% 늘었다. 이에 주요 금융사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에 나서면서 관련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며 ESG 관련 직무도 새롭게 부상했다. ESG 데이터 분석과 친환경 채권 검증 같은 업무가 늘어나자 금융사들은 관련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ESG 경영 진단 및 평가를 맡을 ESG 컨설팅 인력을 경력직으로 모집한 바 있다.
증권사들은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통적인 주식·채권 외에 물류·에너지·인프라 등 대체투자 인력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의 대체투자 관련 채용은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보험업계도 다르지 않다.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습관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상품이 늘면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출신 인재를 영입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할수록 데이터를 해석하고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인재가 금융권의 핵심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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