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함정 MRO…HD현대중공업, 본격 시작

HD현대중공업이 미국 해군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국내에서 실시하는 HD현대중공업의 첫 미국 MRO 프로젝트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수주한 미 해군의 4만1000t급 ‘USNS 앨런셰퍼드함’(사진)이 정기 정비를 위해 울산 HD현대미포조선소 인근 염포부두에 전날 입항했다고 30일 밝혔다. 선박은 길이 210m, 너비 32m, 높이 9.4m 규모로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정비에 들어갔다. 안전장비와 주요 설비 점검, 각종 탱크류 정비, 장비 검사 등을 거쳐 올해 말 미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작업을 MRO 사업 확장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2022년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한 이후 주로 필리핀에서만 MRO 사업을 해 왔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조선소를 MRO 사업에 적극 활용하기로 하면서 한국 조선소가 아시아 MRO 네트워크의 중요한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 해군도 최근 아시아 지역 내 다양한 정비 거점을 갖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미 해군뿐 아니라 아시아권 국가의 정비 수요까지 흡수하는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MRO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HD현대미포조선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2002년 미포조선을 인수한 이후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다양한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연내 합병회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중형선 전문인 HD현대미포조선과 대형선·특수선 대응 인프라를 갖춘 HD현대중공업을 합치면 다양한 크기의 선박 MRO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MRO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미 해군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