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건설업 일자리는 약 191만 개로 1년 새 13만 개 넘게 사라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201만 개)보다도 적은 수치다. 지방 미분양,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 안전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국내 건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27조원을 편성했지만, 1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 건설기성이 반등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21년 6.2%이던 건설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현재 3%에도 못 미친다”며 “대부분 업체가 신규 수주 대신 적자 공사 현장 마무리만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산재 대응을 위한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건설 경기가 더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올 들어 중대 재해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DL건설 등 3개 건설회사에서 공사가 일시 중단된 현장은 248곳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사고 발생 후 안전 점검 등을 이유로 전체 공사 현장의 작업을 중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폐업하는 건설사도 잇따르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9일까지 폐업 신고를 한 종합 건설사는 484곳으로 전년 동기(430곳) 대비 12.6% 증가했다.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고용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제조업 취업자는 436만 명으로 전년 대비 6만 명 줄어들었다.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특히 청년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청년층 고용률은 전년보다 1.6%포인트 하락한 45.1%로, 16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는 40만1000명 늘어나며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빈 일자리는 정부 주도의 ‘공공일자리’가 채우고 있다. 8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는 총 329만 개로 도소매 일자리(320만 개)를 앞질렀다. 정부가 만들어낸 ‘세금 일자리’가 대부분인 복지 일자리는 고용 창출 효과가 제한적이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남정민/이인혁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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