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사료 제조·축산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를 네덜란드 사료 기업인 로얄더회스에 매각한다. 매각가는 약 1조2000억원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1일 이사회를 열어 생물자원 부문 독립법인인 CJ피드앤케어 지분 100%를 네덜란드 로얄더회스에 매각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매각가는 전체 기업가치 기준 1조2000억원 내외로 알려졌다. UBS가 매각자문을 맡았다CJ피드앤케어는 CJ제일제당이 2019년 7월 바이오 생물자원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자회사다. 동물의 주식인 사료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돼지와 닭을 주 품종으로 축산업도 한다. 서울에 본사를 뒀지만 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미트마스터’ 등 자체 돈육 브랜드를 달아 출하하고 있다.
2021년만 해도 150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효자 계열사였지만, 이듬해 흑자 폭이 77억원까지 줄어들었고 2023년엔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2조3085억원, 영업이익 746억원을 올리며 실적이 반등하자 글로벌 기업의 인수 제안이 이어져 매각까지 이뤄졌다.
인수자인 네덜란드 로얄더회스는 1911년 곡물과 사료 사업으로 출발한 가족기업이다. 동물 사료 분야에서 글로벌 10위권 회사로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7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인수 측은 CJ피드앤케어가 사료 및 축산 부문 기업 중 아시아 지역 내 최대 규모인 만큼 방대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이번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은 2019년과 2020년에도 CJ피드앤케어 매각에 도전했다. 2019년엔 네덜란드 사료 회사인 뉴트레코와 한 차례 매각 협상을 했으나 가격 눈높이가 맞지 않아 무산됐다. 2020년에도 글로벌 IB 한 곳을 선임해 매각을 타진했지만, 인수 희망자가 적어 매각 의사를 접었다.
비주력 자회사 매각에 성공하면서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등 주력 제품의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일본 지바현에 총 9000억원을 들여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2023년 7월 중국 자회사 지샹쥐 보유 지분 60%를 약 30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이번 매각으로 조 단위 현금을 확보해 투자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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