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드 순위에서 밀려 최근 2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세희가 제대로 칼을 갈았다. 강제 휴식 기간 삼천리 선수단 김해림 코치와 특훈을 했다는 그가 3주 만에 출전한 대회 첫날부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세희는 1일 전북 익산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우승상금 1억8000만원·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13점을 쌓아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는 KLPGA투어에서 유일하게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으로 치른다.
이세희는 최근 2주간 강제 휴식을 취했다. 지난해 상금랭킹 71위를 기록한 뒤 시드순위전에서 22위에 그치면서 풀시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세희와 같은 시드순위자들은 120명에서 108명으로 줄어든 하반기 대회에선 미신청자, 기권자 등 결원이 발생해야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난달 14일 끝난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이후 3주 만에 대회 출전 기회를 잡은 이세희가 마치 칼을 간 듯 첫날부터 날카로운 샷을 뽐냈다. 첫 홀인 1번홀(파4)부터 세컨드샷을 핀 2m 안쪽에 붙여 버디를 잡은 그는 초반 4개 홀에서 버디만 3개를 솎아내며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8번홀(파3) 첫 보기로 상승세가 꺾이는 듯했지만 후반에만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선두권 경쟁을 이어 나갔다.

이세희는 반등의 비결로 2주간 특훈을 꼽았다. 그는 “쉬는 동안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며 “연습량을 늘리면서 언제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해림 코치의 도움이 컸다. 그는 “이번 대회에 코치님께 캐디를 부탁드렸는데, 연습라운드부터 함께하면서 코스 공략법에 대해 많은 배웠다”며 “코스 상황별 조언을 얻으면서 플레이를 했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상금랭킹 51위를 기록 중인 이세희는 올해도 생존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내년 풀시드를 얻기 위해선 60위 내에 들어야 하는데 최근 2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순위가 하락했다. 이세희는 “쉬는 동안 일부러 상금랭킹을 안 봤다”며 “오로지 연습하는 데 집중했고, 오히려 힘들어서 확인할 틈도 없었다”고 웃었다.
이세희는 데뷔 시즌인 2021년과 2023년 이 대회에 두 차례 출전했지만 모두 커트 탈락했다. 이 대회 첫날만큼은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비결에 대해선 “과거에 비해 샷과 경기 운영적인 면이 좋아졌다”며 “쇼트게임과 퍼팅은 늘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이지만 ‘샷 플레이어’라고 자부할 정도로 샷에선 자신이 있는 상태”라고 했다. 실제로 이세희는 이번 시즌 그린 적중률 9위(74.49%)를 기록할 정도로 날카로운 샷감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5년 차인 이세희는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는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며 “오늘 그랬던 것처럼 코치님이 해주시는 말을 잘 새겨들으면서 플레이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익산=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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