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 가스 등 핵심 에너지를 국내로 들여오는 역할을 하는 국적 해운사가 해외 자본에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장벽을 세우는 법안이 추진된다. 공급망 안보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핵심 에너지 수송을 해외 선사에 맡길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현대LNG해운 등의 매각 작업에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해운사의 해외 매각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외국과의 통상 마찰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해수부는 대신 국내 인수자를 우대해 해외 기업의 진입 문턱을 높이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밖에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낮은 이자율로 국내 기업에 인수자금을 빌려주거나, 해당 해운사를 인수하는 국내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너지 운송 선사의 해외 매각 방지’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걸었던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전략물자 국적선박 확보를 통해 물류 안보를 실현하겠다”며 “핵심에너지 수송선사나 선박의 해외 매각 방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7%에 달한다”며 “요즘처럼 공급망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해외 선사가 한국의 물자 운반을 뒤로 미룰 경우 한국은 ‘셧다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에서는 PEF 운용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운사를 해외에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금 회수를 서둘러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과 2018년 에이치라인해운과 SK해운을 인수했다. IMM PE가 현대LNG해운을 사들인 시점도 2014년이다. PEF들이 일반적으로 인수한 지 5년 안팎에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비해 회수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SK해운과 현대LNG해운 모두 매물로 나와있지만 뚜렷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SK해운은 올해 2월 HMM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가격 차 등을 좁히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다만 PEF 업계도 해운사 해외 매각 방지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지금도 정부의 뜻을 거슬러 해운사를 해외에 파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국내 인수 후보에 인센티브를 주면 오히려 매각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식/정영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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