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950조7015억원으로 8월 말보다 4조305억원 감소했다.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이 줄어든 것은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국내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면서 예금 비중을 줄이고 주식 투자에 적극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455.83으로 8월 말 이후 한 달여간 8.4% 뛰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의 투자자 예탁금(9월 30일 76조4473억원)은 약 10조원 불어났다.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제2금융권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듭된 시장금리 하락으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5~2.6%(1년 만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는 연 3%대 초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금리 차가 크지 않아 이동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2금융권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확대 등으로 연 5% 이상 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공격적인 수신 전략을 펼치는 것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주가지수 상승률이 높으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인 지수연동예금(ELD)을 적극 출시하며 자금 이탈을 방어하고 있다. 5대 은행이 올 들어 이날까지 판매한 ELD는 총 7조9579억원으로 작년 전체 판매액(7조3733억원)을 넘어섰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내리고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정기예금 감소세가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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