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를 보유한 대학은 외부 연구비 수혜액, 교원 확보율 등 주요 지표에서 비(非)보유 대학과 격차를 벌렸다. 외부 연구비 수혜총액 항목 평가에서 ‘톱3’는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의대 보유 대학이 차지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와 부산대도 이 항목 평가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경북대는 지난해 외부 연구비로 2123억원, 부산대는 1915억원을 확보했다. 반면 서강대는 695억원, 한국외국어대는 165억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서울 주요 사립대라도 의대가 없으면 연구비 규모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의학 연구는 암, 감염병 등 국가적 현안과 직결돼 대형 국책과제가 집중된다. 여기에 부속병원을 통한 임상 연구까지 더해져 대학의 연구비 규모를 키운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25년도 제2차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에 선정돼 연구비 127억5000만원을 받게 된 경북대 의대 감염내과 권기태 교수 연구팀이 대표적 사례다. 의학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 공학, 자연과학 등 다른 학문과의 융합 연구가 활발해지고 산학 협력 수요가 커지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 활동이 활발한 의대 교수들은 대학의 SCI급 논문 건수도 끌어올린다. 유방암 관련 임상 연구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박연희 성균관대 의학과 교수는 최근 5년간 145편의 논문을 출판해 세계 평균 대비 9.5배 인용을 기록했다.
교원 수를 학생 수로 나눈 지표인 전임교원 확보율도 의대를 보유한 대학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부속병원을 운영하는 의대 특성상 다수의 의사 교원이 채용돼 대학 전체의 학생 대비 교원 비율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전임교원 확보율 순위에선 서울대(112.7%)가 1위를 차지했고 한림대(97.9%), 제주대(95.8%)가 뒤를 이었다. 한림대는 전임교원 733명 중 435명(59.3%)이 의학계열 소속으로, 대학 규모는 작지만 의대 비중이 커 높은 점수를 받았다.
INUE·한경 대학평가는 다만 해당 지표가 의대를 보유한 대학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전임교원 확보율 산식의 경우 비의학 교원에게 85%, 의학 교원에게는 15%의 가중치를 적용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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