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인수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2007년 두산밥캣 인수로 유통업에서 중공업으로 그룹 체질을 바꾼 데 이어 또 한 번 인수합병(M&A) 승부수를 띄웠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SK그룹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두산은 추석 명절 직후 그룹 최고위층 승인이 떨어지면 세부 실사에 들어가 연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경영권 지분 70.6%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29.4%는 제외됐다.
양측은 SK실트론의 기업가치를 4조원 후반 수준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인 7000억원의 7배 수준이다. 두산그룹은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와 인수 경쟁을 벌이다가 경쟁 후보들의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단독으로 협상장에 앉았다.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5조원에 육박하지만 회사 차입금 3조원을 제외한 지분(에쿼티) 가치는 1조원 중반~2조원대로 단독으로 인수가 가능한 수준이다.
지주회사 격인 ㈜두산이 인수 주체로 나선다. ‘빅딜’이 성사되면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아우르는 핵심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소형모듈원전(SMR), 로봇·인공지능(AI)과 함께 반도체를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정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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