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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에 한 번 '건반 위 올림픽' 쇼팽콩쿠르 개막…올해 승자는?

입력 2025-10-02 10:41   수정 2025-10-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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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2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는 54개국 642명이 참가 신청을 했고, 치열한 예선을 거쳐 최종 본선에 20개국 84명이 진출했다. 이들은 본선 1~3차 라운드를 거쳐 선발되며 12명의 최종 진출자가 18~20일 사흘간 열리는 결선 무대에서 실력을 겨룬다. 최종 우승자는 20일(현지시간) 발표된다.

한국인 4명 본선 진출, 이혁·이효 형제 피아니스트에 관심 집중



이번 본선에는 한국인 피아니스트 4명이 진출했다. 이혁·이효 형제, 이관욱, 그리고 한국·일본 이중 국적의 율리아 나카시마다.

1라운드 결과 이혁과 이효, 그리고 이관욱이 본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혁은 2022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21년 쇼팽 콩쿠르에서도 결선에 오른 실력자다. 동생 이효는 올해 롱티보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두 형제가 나란히 결선에 진출해 입상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2005년 임동민·임동혁 형제 피아니스트가 공동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본선 참가자들의 국적은 중국이 28명으로 가장 많고, 쇼팽의 조국인 폴란드 출신이 13명, 일본 13명, 캐나다와 미국 5명, 한국,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베트남, 독일 등 20개국 피아니스트들이 출전했다.

2라운드 진출자는 84명 중 40명이었다. 여전히 중국 출신이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일본 5명, 폴란드 4명이 이었다. 한국과 미국은 각각 3명, 캐나다와 이탈리아는 2명씩 진출했다.


1~3라운드, 결선까지 모두 쇼팽만 연주



참가자들은 본선 무대에서 쇼팽의 작품만 연주하게 된다. 10월 3~7일 1차 라운드에선 84명의 진출자가 에튀드 중 1곡, 녹턴 중 1곡, 왈츠 중 1곡, 그리고 발라드·뱃노래·환상곡 중 한 곡을 골라 무대에 오른다. 쇼팽의 곡을 두루 다룰 수 있는지 기교와 기본기를 시험하는 무대다.

2차 라운드는 10월 9일부터 4일간 펼쳐진다. 40~50분간 프렐류드 6곡과 폴로네이즈 1곡을 연주한다. 폴로네이즈는 폴란드 전통 춤곡으로, 민족적 정서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다.

14일부터 16일까지 3차 라운드는 소나타(2번 또는 3번)와 폴란드 전통 춤곡 마주르카가 포함된 45~55분 프로그램을 소화해야 한다. 이후 12명이 결선에 오른다.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결선은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다. 올해는 특별히 '폴로네이즈 환상곡'이 지정곡으로 추가됐다. 약 10분 길이의 이 작품은 기교보다 음악적 깊이를 평가하는 곡으로, 최종 우승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주영 서울사이버대 피아노과 교수는 "화려함보다 내면의 음악성을 요구하는 곡이라, 결선에서 별도로 평가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협주곡의 외향적 화려함과 폴로네이즈 환상곡의 내성적 깊이를 대비시켜, 마지막 순간에 ‘표현 스펙트럼’을 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결선 마지막 무대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또는 2번 중 한 곡을 택해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이 무대는 콩쿠르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조성진은 2015년 결선 무대에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1위부터 3위 수상자는 21일부터 3일간 기념 공연을 펼치며 콩쿠르의 대미를 장식한다.

피아노 거장들을 배출한 최고의 콩쿠르



1927년 창설된 쇼팽 콩쿠르는 5년에 한번 열리며, 건반 위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만큼 쇼팽 콩쿠르 우승자는 단숨에 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마우리치오 폴리니(1960년 우승자), 마르타 아르헤리치(1965), 크리스티안 지메르만(1975) 등이 쇼팽 콩쿠르 이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쇼팽 콩쿠르 우승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쇼팽을 벗어나야 명성을 얻었다. 쇼팽을 넘어서 다른 레퍼토리로 확장해온 우승자들은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인정받았다.

아시아인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1980년 베트남 출신 당 타이 손이 아시아 최초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00년 중국의 윤디 리가 우승했다. 2015년에는 조성진이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해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21년 제18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도 중국계 캐나다인 브루스 리우였다.

이번 대회 역시 중국 참가자가 몰려 있어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쇼팽의 종주국인 폴란드 출신이 13명인 것과 비교하면 아시아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최근 클라이번, 부소니, ARD 콩쿠르에서 모두 중국 연주자가 1위를 차지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非)폴란드계 첫 심사위원장



이번 대회 심사위원은 총 17명이다. 1970년 우승자인 미국 피아니스트 게릭 올슨이 심사위원장을 맡아, 대회 사상 최초로 비(非)폴란드계가 이끌게 됐다. 올슨은 50여 년 넘게 무대와 교육 현장에서 활약하며 쇼팽 해석의 권위를 인정받아왔다.

심사위원단에는 역대 우승자들이 다수 포진했다. 당 타이 손(베트남, 1980),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러시아, 2010), 케빈 커너(미국, 1990, 1위 없는 2위) 등이 참여한다. 커너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오랜 기간 듀오로 호흡을 맞춘 연주자로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이 밖에 아르헨티나 출신 넬손 괴르너, 줄리아드 교수 로버트 맥도널드, 폴란드의 원로 피아니스트 표트르 팔레츠니 등이 포함됐다. 연주와 교육을 두루 경험한 거장들이 참여하면서 올해 심사 기준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내추럴 본 쇼팽 스페셜리스트가 우승할 것"



쇼팽 콩쿠르는 한 작곡가의 전 장르를 아우르는 유일무이한 무대다. 참가자들은 에튀드·녹턴·마주르카부터 소나타·협주곡까지, 쇼팽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쇼팽 콩쿠르에선 '쇼팽다운 연주'의 심사 기준이 분명 존재한다.

김주영 교수는 “쇼팽은 우아함과 귀족적 기품이 있어야 한다. 음악을 에너지로 꽉 채우기보다 ‘여백’을 남겨야 한다”며 “병약한 사람이 쓴 음악이지만, 음악 자체가 병약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 미묘한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내추럴 본’ 쇼팽 스페셜리스트가 우승한다. 다만 이후 커리어는 얼마나 빨리 쇼팽을 넘어서는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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