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이변일까, 전통일까. 스웨덴 한림원(아카데미)은 오는 9일 한국 시각으로 저녁 8시께 2025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공개한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수상이라는 예상 밖의 경사를 맞았던 출판계는 새로운 주인공의 이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벨문학상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데 참여하는 스웨덴 한림원 회원, 노벨위원회 위원 인터뷰 등을 참고했다.
▶노벨문학상 후보는 누가 정하나.
전 세계에 후보 지명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대학교의 문학 및 언어학 교수, 해당 국가의 문학 작품을 대표하는 작가 협회 회장들, 스웨덴 한림원과 유사한 각국 학술원 회원 등에게 요청해 일차적으로 후보자를 받는다.
이전 노벨문학상 수상자도 물론 후보를 낼 수 있다. 2024년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올해 수상자 후보를 추천했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한림원 회원 18명도 의견을 낸다. 자신을 지명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수상자는 어떤 과정으로 결정되나.
예년대로 진행됐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9월 수백 명에게 공문을 뿌려 올해 1월 31일까지 1차 후보를 받았다. 한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전에 한림원 2025년 수상자를 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셈이다.
4월까지 그 해 노벨문학상 예비 후보 15~20명을 선정한 뒤 5월에 최종후보 다섯 명으로 압축한다. 6~8월은 최종후보 다섯 명을 공부하는 시간이다. 한림원 회원들은 이들의 작품들을 읽고 평가한다. 노벨위원회는 개별 보고서를 준비한다.
9월에 최종후보 다섯 명을 두고 토론을 벌인 뒤, 10월 초 투표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한다. 절반 이상의 표를 얻어야 수상자로 발표한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은 매년 알프레트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수상자에 대한 연령 제한이 있나.
노벨문학상은 살아 있는 작가에게 수여한다. 그밖에 나이 제한은 따로 없다.
다만 노벨문학상은 특정 작품이 아니라 작가에게 수여되는 만큼 대부분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건설한, 고령의 작가에게 시상해왔다. 스웨덴 소설가로 노벨위원회 심사위원인 엘렌 마트손은 "좋은 작가가 되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30세나 40세 정도의 수상자를 찾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한 바 있다.
▶후보자 명단은 공개하나.
당장은 비공개다. 후보 명단은 50년 뒤 공개된다.
▶그러면 언론에 오르내리는 후보 목록은 뭔가.
해외 도박 사이트 '나이서 오즈' 등에서는 매년 노벨문학상 주인공을 두고 예측이 오간다. 다만 2016년 가수 밥 딜런 수상 같은 이변도 벌어진다. 지난해 한강 작가 역시 도박 사이트가 놓친 후보였다.
▶수상자 본인은 언제 수상 사실을 아나.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결정하면, 한림원에서 수상자에게 전화를 건다. 정확한 시점은 공개되지 않지만 수상자 발표 직전에 알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마츠 말름 한림원 상무이사는 한 작가의 수상을 발표하면서 직전에 한강과 전화 통화를 한 내용을 전했다. "그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들과 막 저녁 식사를 마친 참이었다"고.
▶올해는 어떤 작가들이 후보로 거론되나.
최근 해외 베팅 사이트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작가는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 루마니아 소설가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 헝가리 소설가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 등이다. 지난해 한 작가가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수상한 만큼 대륙과 성별 등을 안배해 추린 후보들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 수상자가 연달아 탄생하지 못한다는 법칙은 없다. 1901년 이래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41개국 121명인데, 이중 여성은 18명뿐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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