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는 깁니다. 3일 개천절과 9일 한글날 때문이죠. 10일은 임시공휴일이 아니지만 이날을 휴일로 둔 기업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3일부터 12일까지 최장 10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됩니다. 친척들을 만나 그간 못다 한 이야기를 수놓기엔 열흘 밤낮이 차고 넘칩니다.누군가는 긴 연휴를 살려 해외로 떠납니다. 많은 비율은 아닙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 해외여행을 간다고 답한 비율은 5.7%였습니다. 국내 여행은 23.2%였죠. 귀성을 한다는 비율은 36.4%였습니다. 가장 많은 46.8%은 가족과 휴식을 택했습니다. 중요한 건 함께할 친지 가족들과 나눌 콘텐츠입니다. 대화가 길어지면 서로 얼굴을 붉힐 만한 순간이 생기기도 쉽습니다. 취직, 결혼, 학업, 정치 등의 소재를 입에 한가득 담았다간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눈치싸움을 벌이게 되기 마련입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새로운 콘텐츠를 공유해보는 건 어떨까요. 연휴가 긴 만큼 우리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가 참 많습니다. 함께 관람하는 공연, 전시, 영화는 그 자체로도 부담 없는 이야깃거리입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만끽하는 문화생활은 가족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즐거운 한가위를 위해 한국경제신문이 가족과 경험할 만한 문화 행사들을 모아 정리했습니다.
한가위 연휴는 매년 극장가가 관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던 대목입니다.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화제작이었던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명절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웃음기에 더 힘을 준 작품을 찾고 싶다면 영화 ‘보스’도 있습니다. 화끈한 액션을 원한다면 헐리우드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숀 펜이 합을 맞춘 추격 블록버스터인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고를 만합니다. 예술영화를 음미하고 싶다면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뿐’을 권합니다.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TV로 함께 할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추석을 맞이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준비했습니다. 디즈니플러스의 <인사이드 아웃 2>는 사춘기가 된 소녀의 머릿속을 다룹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도, 질풍노도 이팔청춘도, 옛 시절을 떠올리는 부모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가족들과 진득하게 드라마 한 편을 해치우고 싶다면 넷플릭스가 10월 3일 공개하는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를 볼 만합니다.
공연장이 주는 생생한 떨림을 체험하고 싶다면 뮤지컬을 봐도 좋습니다. 코미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2022년 국내 초연에서 흥행을 입증했던 작품입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유쾌하게 다뤄 한가위의 분위기에도 잘 맞습니다. 명작 뮤지컬 명단에서 빠질 수 없는 ‘맘마미아!’는 뮤지컬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반길 만한 선택입니다. 스웨덴 팝 그룹인 아바의 노래를 들으며 추억 여행에 빠질 수도 있죠. 명절 분위기를 살려 국악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겐 국립국악원 공연인 ‘휘영청 둥근 달’을 추천합니다.
선선해진 가을 날씨는 사색과도 잘 어울립니다. 다양한 전시 작품들이 연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대미술의 거장인 이불 작가는 30여년 간 만들었던 작품들을 모아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이 미술관에선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까치와 호랑이로 대중에게 친숙해진 ‘호작도’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한류의 원천이 된 조상들의 재치를 가족들과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도 추석 당일인 6일을 제외하고 연휴 내내 관객들을 맞이합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추석 당일에도 문을 엽니다. 고즈넉하게 서울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석파정에서 청명한 하늘을 감상해도 좋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즐겁고 건강한 한가위를 기원합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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