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가 마이크로니들(미세침) 패치 형태로 만든 ‘붙이는 비만약’의 사람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대웅은 이번 임상을 통해 초기 연구에서 확인된 높은 약물 전달 효율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1일 대웅테라퓨틱스와 함께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비만 패치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의 성분이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임상은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는 게 주목적이다. 또 위고비나 ‘오젬픽’과 같은 주사제와 비교해 상대적 생체이용률을 확인한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피부에 부착하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구성된 미세바늘이 녹아 약물을 피부 진피층으로 직접 전달하는 형태다. 주 1회 부착해 경구제나 주사제에 비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패치에는 대웅테라퓨틱스가 자체 개발한 약물 전달 기술 플랫폼 ‘클로팜’이 적용됐다. 클로팜은 가압 건조와 완전 밀착 포장 같은 차별화된 기술을 통해 약물의 균일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한다. 또 오염 우려 없이 정밀한 투여를 가능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클로팜은 앞선 초기 파일럿 임상에서 피하 주사제 대비 80% 이상의 높은 상대 생체이용률을 나타냈다. 이는 기존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30% 수준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경구제와 비교해선 약 160배에 달하는 수치라는 게 대웅 측 설명이다.

대웅은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약을 통해 환자의 경구제 복용 부담이 줄이고 주사제 투여 대비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료진 또한 주사 투여와 모니터링에 드는 시간을 줄여 환자 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강복기 대웅테라퓨틱스 대표는 “이번 임상 진입은 당사의 마이크로니들 플랫폼이 가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할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안전성과 효율성을 갖춘 새로운 제형을 통해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국내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국내 비만약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제약업계의 초점이 ‘기술 차별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은 기술 기반의 신약 개발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혁신 제형을 선보이고자 한다”며 “주 1회 간편한 패치 제형은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고 의료 현장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옵션(선택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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