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와 카페, 학원 같은 생활밀착형 업종에 소비쿠폰 사용이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 7~8월 만 20세 이상 한국인이 신용·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햄버거 업종의 결제추정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34.2% 늘었다. 카페는 33.3% 증가했고, 학원은 31.7%, 안경·렌즈는 31.2% 확대됐다. 피자(27.1%), 외식·배달(19.5%), 제과·간식(17.5%)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편의점(8.3%), 영화관(6.7%)은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7월부터 지급한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실제 소비 행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통상 소비쿠폰은 대형마트에서의 장보기나 축산물·농산물 구입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데이터에서는 패스트푸드와 카페, 교육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소비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지만 자주 쓰는 소비’에 소비가 집중된 것이다.

이는 소비쿠폰의 성격과도 맞닿아 있다.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소액 소비에선 할인 효과가 곧바로 반영된다. 햄버거나 커피처럼 가격 문턱이 낮은 지출은 쿠폰이 제공되자마자 지갑을 열게 만드는 촉매제가 됐다. 학원, 안경·렌즈처럼 미루기 쉬운 지출에서도 ‘쿠폰이 있을 때 앞당기자’는 심리가 작용해 결제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편의점, 영화관처럼 일상적으로 꾸준히 소비되는 영역은 쿠폰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데이터를 통해 소비쿠폰이 ‘반짝 수요’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을 재배분하는 기능을 한다는고 분석했다. 정부의 의도처럼 내수 진작에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었지만, 업종별로 편차가 컸다는 점에서 정책 설계의 개선 필요성도 드러났다. 특히 학원과 안경처럼 서비스·의료보건성 소비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는 점은 쿠폰이 단순한 먹거리 소비를 넘어 생활 전반으로 영향을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소비쿠폰의 한계도 분명했다. 통계청 소매판매액 지표에 따르면 8월 이후 내수는 다시 둔화세로 돌아섰다. 쿠폰 지급 직후 늘어난 지출이 일회성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유통업계에선 “쿠폰이 단기적으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수단이지만, 가처분소득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 한 장기적 효과를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달 하순부터 2차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또 다시 햄버거, 카페, 학원, 안경·렌즈 등 생활밀착형 업종에서 결제 증가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쿠폰이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도록 업종과 금액, 기간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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