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0.05
(71.54
1.78%)
코스닥
924.74
(5.09
0.55%)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베일 벗은 오비맥주의 ‘건배짠’…소주 ‘삼국지’ 시대 열까

입력 2025-10-04 07:43   수정 2025-10-04 12:43

[비즈니스포커스]



오비맥주가 마침내 소주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자체 소주 브랜드 ‘건배짠(GEONBAE ZZAN)’을 선보이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주요 제품은 오리지널 소주를 비롯해 복숭아, 자몽, 요거트, 청포도 등 과일소주 제품 총 4종이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은 오비맥주의 소주를 구매할 수는 없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한 건배짠 소주는 일단 해외에서만 판매한다.

카스를 앞세워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까지 넘보면서 기존의 업계 1위와 2위를 기록 중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긴장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2월 제주소주를 흡수합병하면서 소주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약 10개월 만에 마침내 첫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주 사업의 베일을 벗었다. 경쟁사들도 오비맥주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소주 업계 관계자는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에 나서겠다고 하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업명에서도 나타나듯이 오비맥주는 오랜 기간 오로지 맥주 사업에만 집중했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과 같은 경쟁사들의 경우 일짜감치 종합주류기업을 목표로 내걸었다.

맥주뿐 아니라 소주, 와인, 위스키 시장에 진출하며 외연을 확장해왔다. 그래도 오비맥주는 ‘맥주’ 한 우물만 팠다. 카스를 필두로 오비맥주가 10년 넘게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비결로 꼽힌다.

이랬던 오비맥주가 변신을 선언한 건 지난해 중순이다. 신세계그룹 주류 계열사 신세계L&B가 운영하던 ‘제주소주’를 인수합병하기로 하면서 소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첫째는 국내 맥주 시장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정된 내수 시장만으로는 실적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하이볼과 막걸리,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를 즐기는 트렌드가 생겨났다.

정확한 집계는 되지 않고 있지만 2020년대 초반 5조원대였던 국내 맥주 시장 규모는 현재 약 4조5000억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오비맥주의 실적도 계속해서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둘째는 한국 소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치로도 나타난다. K콘텐츠 인기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한국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주류 수출액은 전년 대비 3.9% 증가하며 처음 2억 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중량은 12만4000톤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장 수요가 높은 지역은 동남아인데 한국 소주 회사들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늘어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런 흐름을 파악한 오비맥주도 일단 동남아 지역을 타깃으로 제품을 만들고 최근 수출을 시작했다. 시장 안착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오비맥주의 맥주 수출 경로를 그대로 활용하면 돼 새로 유통망을 구축할 필요 없이 소주 사업을 개척할 수 있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할 수도 있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Budweiser), 코로나(Corona) 등 유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글로벌 1위 맥주 기업인 만큼 동남아에도 탄탄한 유통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소주 시장도 넘보나
오비맥주의 가세로 우선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소주 브랜드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비맥주의 진입이 이뤄지는 동남아 소주 시장에는 이미 국내 주요 주류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브랜드를 활용한 과일 소주를 앞세워 동남아 시장에서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지에서 소주의 인기가 높아지자 베트남에까지 생산 공장을 구축할 정도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롯데칠성도 처음처럼뿐 아니라 ‘순하리’ 시리즈로 현지 소비층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새로 살구’, ‘새로 다래’ 등 수출 소주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오비맥주는 기존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맛을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구상 중이다. 주요 제품은 오리지널 소주를 비롯해 복숭아, 자몽, 요거트, 청포도 등 과일소주 제품 등 총 4종인데 향후 그 수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소주 수출 제품군을 다변화해 앞으로도 주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주 시장에 진출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오비맥주의 공식 입장은 국내 소주 시장에는 진출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류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내수 시장 진출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주 사업을 하기 위해선 국세청으로부터 주류 제조 면허를 받아야 한다. 다만 국세청은 시장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면허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실상 신규 면허를 발급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한 상황이다. 즉 소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뿐이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자동으로 주류 제조 면허를 획득하게 됐다. 진입장벽이 높은 국내 소주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되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오비맥주의 소주 사업에 대한 전망은 반반으로 갈린다. 일각에선 아무리 오비맥주라도 국내외 시장에서 뒤늦게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기존의 강자들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국내에서 소주 브랜드들은 이미 충성고객들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아무리 오비맥주라고 해도 신규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밋빛 전망도 존재한다. 오비맥주는 이미 카스를 앞세워 국내외에 탄탄한 유통망을 갖췄다.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며, 또 카스와 연계해 다양한 마케팅까지 펼칠 수 있다.

물론 당장은 어렵다는 데 있어선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제주소주의 생산설비 등이 선두 사업자들과 경쟁할 만한 수준이 아닌 만큼 신규 공장 건설이나 기존 공장 증설이 필요하다. 여기에 큰돈과 시간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